나무에 걸린 물고기 (EP Ver.)

장희원 2017.07.26 10
봄 
흐드러진 꽃 사이에
내가 있었다
나는 향긋한 꽃이구나

여름
무성한 잎 사이에
내가 있었다
나는 푸른 잎사귀구나 

가을
탐스러운 열매 사이에
내가 있었다
나는 꽉 찬 열매였구나

겨울 
모두 떨어지고 숨어있던 
나의 모습이 훤히 보인다 

난 향긋하지 않은
난 푸르지 않은
난 꽉 차지 않은
난 

나무에 걸린 물고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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