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볼꺼나

류지수 2022.01.26 18
닳고 닳은 기억 끝에
희미해진 얼굴이나 남으려나
그저 잊으려나

닦고 닦아 비춘 길에
떠나가는 발자욱이 남겨지면
따라갈 테니

바리고 가소 두는 맘 없이
내가 줍고 주워
그댈 묻은 그 자리에
꽃피울라요 우는 낯없이
목이 메인 소리로
끝내 부르네

이 생에는 못 볼꺼나 고운 임을
이승에 또 태어나도 그대뿐이
없고 없어 애통하요
보내드리오 속절없이

제아무리 꽃신을 신어도
그대 없는 이 땅에 디딜 곳 없는데
고된 맘을 품고서
헛된 시를 읊고서 나
그제야 놓아줄 테니

날 잊어가소 설운 마음 없이
새끼손가락을 마주 걸던 그 날처럼
꼭 약속해요 사는날까지
오는 길 밝아도
돌아보진 말아요

이 생에는 못 볼꺼나 고운 임을
이승에 또 태어나도 그대뿐이
없고 없어 애통하요
보내드리오 속절없이

그댈 보고지고
나도 가고지고
지난한 날들을 원망에 살아도
곁에 살고지고 오래도록
알고 있어요
기약 없는 내 님
내 사랑

다음 생에나 잡을꺼나 고운 손을
하루라도 머문다면 모두 주리
웃고 울던 그 모든 날
보내드리오
썩은 그리움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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