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Teaser)

조광일 2023.10.13 111
몇천몇만의 관객들 앞에서 공연이 끝나고
뒤풀이로 가는 발걸음은 왜 인지 
허무한듯해 
나를 존경한다며 나에게 
그 두 손으로 술을 받고 
영광이라며 내 모습을 보고 
나를 부러워하는데

난 뭐라도 된 듯이 깨우친 척
가면을 쓰고 모두를 새로운 적으로 만들고 
내 감정 쓰레기통에
나를 통째로 넣고서 괴로워했어 

강박증이 머리에 생겼나 봐
이제 이 짓거리가 재미없잖아
근데 붙잡고 해왔어
그래 혹여나 이뤄낸 이 자리가 뺏길까 봐

나 변한 거 맞잖아
그렇게 씹었던 가짜가  
나인 거 맞잖아 알잖아  
더 이상 착각마
너인 거 봤잖아

애써서 웃지마 입 아파
내가 맞춰놓은 시차가
뒤틀려 거울을 보고 웃어 
말해 이제 안 웃고 싶잖아

그래 나 많이 바뀌었나 봐
안주란 약을 삼켰나 봐
간절함 없이 끄적이고 랩을 뱉고
그래 나 많이 살만한가 봐

내 모든 걸 받쳤던 삶
이제 모든 게 가볍나 봐
어설픈 놈들이 같잖아 다 
난 쟤들관 절대로 같지 않아

대체 어떤 방향이지 내 레이더?
내가 원하던 래퍼
이 깊은 꿈에서 깨면
더 확실한 정의를 내려

다시 많은 것들을 게워 태워 
제대로 대면해 앞에서
셋을 세고 깨워 내 최면 
모든 걸 바로잡아 첫번째론 태도 

절대로 쫓지 않아 빌어먹을 돈 
잠깐이지만 나를 흔들었었고
내 자리를 잃는 게 두려웠었던
성공의 척도를 돈으로 뒀었던

성공의 척도를 부러워했었던
움직이지 않고서 구경했었던
새로운 시도에 겁을 냈었던
이게 맞는지에 대해 고민했었던

그래 나의 모든 리스크에 조심했었던
모든 발언들에 대해 소심했었던
뭐가 이득인지에 저울질했었던
이득이 없다면 거릴 쟀었던

평화를 위한 게 독이 됐었던
수많은 잡음에 무시했었던
복잡한 머리에 즐비했었던
모든 걸 비우고 변해야겠어

난 바뀌어야 돼 (넌 바뀌어야 돼)
얻어 박수갈채 (없어 박수갈채)
난 가야만 해 (넌 가야만 해)
난 봐야만 해 (넌 봐야만 해)
 
난 말해야 돼 (넌 말해야 돼)
멈춰버린 태엽을 감아야 해
더 뛰는 심장을 가져야 해 
나의 회고록이 빌어먹을 
어둠에서 빛이 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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