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동화 (with 타우)

코끝에 바람이 묻어
머릿결 사이로 선선한
바람이 들어
창넘어 커튼사이로
가을이 올 때면
괜히 또 멍해지곤 해
요즘 날씨 참 이상해
흐렸다 맑았다 갑자기
비도 쏟아지고
꼭 내 기분이랑 같은 거 같아
며칠 전까지만 해도
더워서 못살겠더니
이제 제법 선선해 졌어
옷장을 정리하고
긴팔 옷도 꺼냈어
그 중엔 함께 고른 옷도 있더라
옷 사기도 애매해서
짧아진 봄가을이
아쉽다 투덜댔지
그런대도 선선해서 좋다고
가을냄새가 좋다며
코끝으로 숨을 깊게 들여 마시고는
후하고 내뱉고
너는 이런 날씨가
그렇게 좋다면서
아이처럼 웃곤 했어
그 모습 아직 선명해서
이맘때면 더 가슴 아파
코끝에 바람이 묻어
머릿결 사이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괜히 가슴이 아파
다 너 때문이야
난 아직 이러구 살아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다
사람도 사람으로 잊는다
아픔은 시간속에 묻힌다
그렇게 기억은 시간속에 묻힌다
아닌거 같애
사랑이란 거 참 우습지
함께 할 때는 잘 모르잖아
그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허나 시간이 좀 흐른 뒤에
추억이 되면 죽을 만큼 그립고
모든 게 다 소중하게 느껴져서
되찾고 싶어지고
하지만 욕심 부리면 부서질까
그 자리에 두는 거잖아
코끝에 바람이 묻어
머릿결 사이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괜히 가슴이 아파 다 너 때문이야
난 아직 이러구 살아
애써 잊으려고 하지 않았어
니가 돌아 올까봐 다시 돌아 올까봐
손끝이 시리워지면
겨울이 찾아오면
너의 기억이 다 사라질까봐
누구에게도 난 말도 못하고
이렇게 그냥 이렇게 살아
난 아직 혼자서 이 가을에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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