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흘리다

심현보 2009.09.11 30
넌 눈물로 알고 있지 
지금 내가 흘리는 건 기억이야
니앞에서 이렇게 모두 비우고 
잔잔한 맘으로 보내주려고

처음 니손을 잡던 기억 
용감하게 사랑을 말하던 기억 
이렇게 다 흘려서 하나도 없어야

그래도 살아갈 것 같아서 
참 많이 좋아했나 봐 
창피한 줄도 모르고 
두 눈이 다 붓도록 이러고 있네

너보다 먼저 일어서야 하는데 
그래야 니 맘이 조금이라도 더 편해질 텐데 
마지막을 알고 있는 내 발은 그렇게 하기 싫테

잠시라도 잠시라도 곁에 있으래 


알아 보기 싫을 거란 거
웃으면서 보내 줘야 한다는 거 
그렇지만 그렇게 강하지 못한 난
너 없는 날들이 겁부터 나 
참 많이 좋아했나봐 
그렇게 많이 울고도 아직도 버릴게 더 남은걸 보면 
잘 지내라고 말해줘야 하는데

사랑하는 너라도 행복해져야 하는 걸 텐데
마지막을 알고 있는 내입은 그렇게 하기 싫데
안된다고 못한다고 붙잡아 보래 
혼자 갖고 있기엔 무거운 너의 기억 
언젠가 다 버리더라도 이해해 
마지막인걸 다 아는 내 눈은 하기 싫테 
잠시라도 잠시라도 더 보고 가래
잠시라도 곁에 있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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