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열두시반

애쉬그레이 2011.07.11 92
비가 오는 어느날 밤에
혼자 있기 싫다고
초라해지기 싫어 같이 있자고
내게와 그 비를 맞으며 
나를 찾아주던 네가 생각나
귀가 시간이 있어
항상 자정이면 집으로
데려다주던 그길이 너무 그리워
어쩌다 그길을 걸었어 그길을 걸었어
새벽 열두시반 너의 집앞에서
너와 그 사람을 봤어
나와 상관없다 그냥 지나치자
울음이 나와도 참자
너와 헤어지고 일년이 지나
잊을만도 한데 왜이래
나도 모르게 울어버렸어
별일 없이 친구 녀석과 
술 한잔을 걸치고
어지럽게 집으로 걸어가는길
어떡해 생각이 나잖아
나를 안아주던 네가
술에 힘을 빌려 찾아가
한번만 더 널 보면
마음이 다칠까봐 고민하다가
어떡해 너의 집앞이야 사랑을 말하던
새벽 열두시반 너의 집앞에서
너와 그 사람을 봤어
나와 상관없다 그냥 지나치자
울음이 나와도 참자
너와 헤어지고 일년이 지나
잊을만도 한데 왜이래
나도 모르게 울어버렸어
밤 열시반 쏟아지는 비처럼
아무런 예고도 없이
나를 덮쳐온 그리움
남아 있는 아쉬움 남아
이 비에 씻으려 씻으려 해도
도리어 도리어 짙어진 너
열 한시 반 초라해진 나를
씻어내려 이 빗속을 걸어
365번을 지웠건만 아직도
너와의 추억을 밟으며 걷고있어
새벽 열두시반 너의 집앞이야
새벽 열두시반 너의 집앞에서
너와 그 사람을 봤어
나와 상관없다 그냥 지나치자
울음이 나와도 참자
너와 헤어지고 일년이 지나
잊을만도 한데 왜이래
나도 모르게 울어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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