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소원빵집 위시위시 베이커리 5권

오싹오싹 축제와 유령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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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위시위시 푸드 트럭

핑키] “유삐, 빵 모양이 이상해.
하트가 아니라 엉덩이 빵 같은데?”
코니] “이거 스마일빵 맞아? 빵이 심술 나 보여.”

Na] 핑키와 코니는 유삐가 만든 빵 반죽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어요.
유삐] “너무 지쳤나 봐. 빵 만드는 게 즐겁지 않아.”

Na] 유삐가 기운 없이 말하자, 핑키가 유삐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어요.
핑키] “유삐, 넌 좀 쉬어야 해. 위시위시 베이커리에 온 뒤
힘든 일이 많았잖아.”
코니] “맞아. 우리 모두 휴가가 필요해.”
Na] 코니도 말했어요.

Na] 유삐는 한숨을 내쉬었어요.
유삐] “안 돼. 엘 할머니와 약속했어. 주말을 빼곤 열심히 빵을
만들기로.”
핑키] “빵도 만들고 휴가도 가면 되지.”

Na] 뭐가 걱정이냐는 듯 핑키가 자신만만하게 말했어요.
유삐] “그게 가능해?”
핑키] “다 같이 푸드 트럭을 타고 여행을 떠나는 거야!
오전에는 빵을 팔고 오후에는 여행을 즐기는 거지.”

Na] 유삐 얼굴이 환하게 빛났어요.
유삐] “우아, 굉장해!”

Na] 유삐와 친구들은 솜씨 좋기로 유명한 달곰 아저씨를
찾아갔어요.
달곰아저씨] “얘들아, 얼마나 큰 트럭을 원하는 거냐?”
핑키] “음, 유니콘 자전거도 넣어야 하고요.
스케이트보드랑 침대, 텐트, 책도 가져가야 해요.”

유삐] “그럼 빵 재료는 어디에 실어?”
코니] “내 담요들은? 인형들도 함께 데려가기로 약속했단 말이야.”

유삐] “솜사탕 기계도 꼭 가져가야 해요. 휴가지에선 솜사탕이
최고 인기거든요. 오븐도 가져가야 하고 또…….”
달곰아저씨] “허허허, 얘들아, 안 가져가는 게 도대체 뭐냐?
아주 커다란 트럭이 필요하겠구나.”

Na] 며칠 뒤, 위시위시 베이커리 앞에 멋진 2층 푸드트럭이
도착했어요.
달곰아저씨] “짜잔! 위시위시 트럭이란다!
1층은 빵을 만들고 판매하는 곳이고,
2층은 잠도 자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단다. 맘에 드니?”

Na] 달곰 아저씨가 말했어요.
유삐/핑키/코니] “최고예요! 감사합니다.”
Na] 유삐와 친구들은 위시위시 트럭이 마음에 쏙 들었답니다.

Ep.1 말랑말랑 밀가루 맛 소원
#2 후덜덜 숲의 비밀

Na] 드디어 휴가를 떠나는 날이에요.
유삐와 친구들은 다른 마을에서 열리는
오싹오싹 축제에 가보기로 했어요.

Na] 오싹오싹 축제는 유령이나 마법사 등으로 분장하고
파티를 즐기는 축제인데, 그곳에서 빵도 팔고 축제도 즐기면
좋을 것 같았죠.
핑키] “빠뜨린 건 없겠지?”
코니] “응! 몇 번이나 확인했어.”
유삐] “그럼, 이제 떠나 볼까? 출발!”

♪ 휴가를 떠나자♬
룰룰루 휴가 가는 길
바람에서 향기가
달콤한 마시멜로 향 나나나
룰룰루 휴가 가는 길
햇살에서 향기가
부드러운 캐러멜 나나나
구름도 해님도
모두 모두 미소천사 스마일
꽃들도 나무도
웃음이 퐁퐁퐁 나나나
룰룰루 휴가 가는 길
멋진 날이 되라고
행복하라고, 안녕

Na] 덜컹덜컹.
Na] 위시위시 트럭을 타고 한참을 달려 낯선 숲을
지날 때였어요.
유삐] “이쪽 맞아? 길을 잘못 든 것 같은데?”

Na] 표지판을 보니 처음 보는 숲 이름이 쓰여 있었어요.
핑키] “후덜덜 숲?”
유삐] “아까부터 숲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꼭 귀신 소리 같아.”
코니] “귀, 귀신? 으앙, 무서워.”
핑키] “에이,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겠지. 걱정 마.”

Na] 핑키도 조금 겁이 났지만 무서워하는 유삐와 코니를
달래 주었어요.

Na] 그때였어요. 나뭇잎 사이로 희끄무레하고 동글동글한 것들이
불쑥 나타났다가 사라졌어요.
유삐] “뭐지? 방금 반짝이는 눈을 본 것 같은데?”
핑키] “반짝이는 거라면, 반딧불이 아닐까?”

유삐] “아냐, 반딧불이보다 컸어.”
코니] “호빵처럼 하얗고 동그래 보였는데…….”

Na] 유삐와 친구들이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데,
유삐 머리 위로 광고지가 툭 떨어졌어요.
유삐] “후덜덜 빵집?”
코니] “꼴까닥? 기절할 정도로 맛있다는 뜻인가 봐.”
핑키] “유삐 빵을 먹고도 기절한 적이 없는데.
유삐 빵보다 더 맛있나?”

Na] 핑키의 말에 유삐는 입을 삐죽 내밀었어요.
유삐] “흥, 꼭 먹어 봐야겠는걸. 우리 이 빵집에 가 보자!”

Na] 맛있는 빵을 먹을 생각에 설레기도 했지만,
유삐는 살짝 걱정이 되었어요.
유삐] ‘내가 만든 빵보다 맛있으면 어떡하지?’

Na] 광고지를 살펴보던 핑키가 말했어요.
핑키] “그런데 주소가 안 나와 있어. 어떻게 찾아가지?”

Na] 그 순간, 동글동글하고 말랑말랑해 보이는
하얀 덩어리들이 숲속에서 퐁퐁퐁 나타났어요.

Na] 하얀 덩어리들은 유삐와 친구들을 맴돌다가 숲속으로
날아갔어요.
유삐] “우아! 하늘을 날고 있어. 꼬마 구름인가?”
핑키] “따라오라는 것 같은데?”

Na] 하얀 덩어리들을 따라서 위시위시 트럭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핑키] “어어, 트럭이 저절로 가고 있어.”
코니] “트럭도 빵이 먹고 싶은가?”
유삐] “대체 얼마나 맛있는 빵집이길래…….”

#3 유령 빵집

Na] 덜커덩덜커덩. 끼익!
Na] 위시위시 트럭이 갑자기 멈춰 섰어요.
핑키] “하얀 덩어리들이 저 집으로 들어가고 있어.”
유삐] “저기가 후덜덜 빵집인가 봐.”

Na] 그곳에는 장난감 가게처럼 귀엽게 생긴 빵집이 있었어요.
빵집 안에서는 무지개색 불빛이 아롱다롱 환하게 빛나고 있었죠.

Na] 핑키는 환호성을 질렀어요.
핑키] “내가 좋아하는 무지개 유니콘을 닮은 불빛이야.”

Na] 코니도 맘에 드는 듯 담요 속에서 얼굴을 쏙 내밀었어요.
코니]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 빵집이랑 똑같이 생겼어.”
유삐] “헤헤, 어서 들어가자. 빵도 귀여운 맛일 것 같아.”

Na] 유삐와 친구들이 빵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어요.
유삐] “안녕하세요. 빵을 사러 왔어요.”

Na] 그 순간 파밧! 모든 불빛이 꺼졌어요.
코니] “으아, 깜깜해.”

Na] 코니는 무서워서 담요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어요.
Na] 유삐는 코니 뒤로 숨었죠.
유삐] “아무도 안 계세요? 불 좀 켜 주세요.”

Na] 용감한 핑키가 큰 소리로 외쳤어요.
Na] 그런데 그때 찹쌀떡처럼 생긴 하얀 덩어리가 핑키 머리에
철퍼덕 떨어졌어요.
핑키] “으악, 이게 뭐야? 저리 가.”

Na] 핑키가 손으로 힘껏 잡아당기자 하얀 덩어리가
쭉 늘어나더니 토끼 모양 모자가 되었어요.

Na] 하얀 덩어리들이 이번에는 코니 담요에 철썩 붙더니,
몸을 쭉 늘려 고양이 모양 담요로 변했어요.
Na] 유삐는 신기해서 코니 담요에 붙은 하얀 덩어리를
조심스럽게 잡아당겨 보았어요.
유삐] “우아! 슬라임처럼 막 늘어나네?”

Na] 그러자 하얀 덩어리가 유삐 몸에 찰싹 달라붙더니
빙글빙글 휘감기 시작했어요.

Na] 순식간에 미라처럼 변한 유삐는 눈만 깜박거렸죠.
유삐] “이 녀석들 정체가 대체 뭐지?”
코니] “혹시 유령 아닐까?”
핑키] “유령? 끼약!”

Na] 하얀 덩어리들은 대답이라도 하듯 똘똘 뭉쳐지더니
커다란 유령 모습으로 변했어요.

Na] 담요를 둘둘 말고 식탁 밑으로 굴러간 코니가
친구들을 불렀어요.
코니] “일단 숨는 게 좋겠어.”

Na] 유삐와 친구들은 식탁 밑에 숨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기로 했어요.

Na] 빵집 여기저기서 유령들이 더 튀어나왔어요.
Na] 노란 곰돌이 찻잔 세트에서 퐁 파밧!
유령빵] “우흐흐흐흐!”

Na] 핑크색 서랍장 안에서 퐁 파밧!
유령빵] “이히히히히!”

Na] 옷걸이에 하얀 모자처럼 걸려 있다가 퐁퐁 파밧!
유령빵] “우헤헤헤헤!”

Na] 유령들은 두리번거리며 뭔가 찾는 것 같았어요.
Na] 유삐가 친구들에게 속삭였어요.
유삐] “유령들이 우리를 찾고 있는 것 같아.”
핑키] “근데 이상해.”

Na] 핑키가 고개를 갸웃했어요.
유삐] “뭐가?”
핑키] “저 녀석들이 지나갈 때마다 하얀 가루가 떨어져.”

Na] 유령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눈가루가 뿌려진 것처럼
하얀 가루가 떨어져 있었어요.
Na] 유삐는 손가락으로 하얀 가루를 찍어 맛을 보았어요.
유삐] “이 익숙한 맛은…… 밀가루 같은데?”
핑키] “뭐야, 그럼 밀가루 유령이란 말이야?”

Na] 유삐는 용기가 생겼어요.
유삐] “세상에 밀가루 악당은 없어.
모두 빵이 되려는 착한 친구들이니까.”

Na] 유삐는 식탁 밑에서 나와 외쳤어요.
유삐] “너희는 빵 반 죽들이지? 내 눈 은 못 속여. 빵이라면
난 하나도 안 무섭다고.”
핑키] “맞아. 빵은 우리의 친구니까.”

Na] 핑키도 덧붙였어요.
유령들은 유삐와 핑키의 말에 감동을 받은 것 같았어요.
차례로 바닥으로 내려와 얌전히 앉았어요.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착한 학생들처럼요.
유령빵] “으흐흐, 우리가 빵 반죽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지? 사실 우리는 유령빵이야.”
유삐] “빵도 유령이 있나?”

Na] 유령빵들은 유삐와 친구들을 둘러싸고
옹기종기 모였어요. 다 모이니 올망졸망 귀여웠어요.

Na] 유령빵들은 유삐와 친구들에게 넙죽 절을 했어요.
유령빵] “으흐흐, 반가워. 너희를 이곳으로 초대한 게
바로 우리야.”
유삐] “유령빵이 우리를 초대했다고? 대체 왜?”

#4 유령빵의 사연

유령빵] “우리도 한때는 멋진 빵이 될 꿈을 꿨어.”
유령빵] “하지만 결국 빵이 되지 못했지.
이렇게 반죽인 채로 유령이 되고 말았으니까.”

Na] 유령빵들은 귀여운 꼬마가 만든 반죽이라고 했어요.
유령빵] “엄마 아빠가 빵을 만들 때 옆에서 조물조물
우리를 만들어 줬지.”
유령빵] “그 작은 손으로 어찌나 정성스럽게 만들던지.”
유령빵] “나비 모양도 되었다가 곰돌이 모양도 되었다가,
심지어 똥 모양이 되기도 했어. 서로 마주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Na] 유령빵들은 추억에 잠긴 듯 창백하던 두 뺨이
발그레해졌어요.
유삐] “그런데 왜 빵이 되지 못했어?
아이가 만든 반죽이라서 오븐에 들어가지 못한 거야?”
유령빵] “그게 아니야. 그 아이는 잘못이 없어.
아이와 좀 더 놀고 싶었던 우리 잘못이었지.”

Na] 유령빵들은 아이와 노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오븐에 들어가는 걸 깜빡했다고 했어요.
유령빵] “세상에서 가장 멋진 빵이 되고 싶었는데…….
빵이 되지 못한 슬픔이 너무 커서 유령빵이 되고 말았어.”

Na] 유령빵들은 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유령빵] “빵이 되고 싶어! 우리 소원을 들어줘.”

Na] 유삐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유삐] “걱정 마. 당장 빵이 될 수 있게 오븐에 구워 줄게.”

Na] 하지만 유령빵들은 고개를 저었어요.
유령빵] “이대로는 안 돼. 유령빵은 빵이 될 수 없거든.
오븐으로 들어가자마자 새카맣게 타 버릴 거야.”
코니] “헉, 저주에 걸린 거야? 그럼 탄 빵은 모두 유령인 건가?”

Na] 코니가 깜짝 놀라며 물었어요.
유삐] “나도 빵을 태운 적이 많은데.”

Na] 유삐와 핑키도 놀란 표정으로 쳐다봤어요.
유령빵] “걱정하지 마. 그건 온도 조절을 잘못해서
탄 것뿐이니까. 우리랑은 달라.”
유삐] “그러면 너희는 어떻게 빵이 될 수 있어?”
유령빵] “그건 우리도 몰라.”

유삐] “흠, 어려운 소원이네.”
유령빵] “계속 유령으로 살고 싶지 않아. 제발 도와줘.”

Na] 유령빵들이 서러운 마음에 폭포 같은 눈물을 쏟아냈어요.
유령빵] “으아아앙. 으허어어엉.”
핑키] “울지 마. 그렇게 울다간 짜디짠 소금빵이 되겠어.”

Na] 유령빵들을 달래려고 핑키가 농담을 했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어요.

#5. 진짜 빵이 되려면

Na] 유삐는 유령빵들의 소원을 이뤄 줄 레시피를 물어보려고
엘 할머니에게 엘톡을 보냈어요.

Na]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 없었죠.
유삐] “할머니께서 바쁘신가 봐.”
코니] “아함, 졸려.”

Na] 밖은 어느새 깜깜한 밤이 되어 있었어요.
코니] “오늘 밤은 어디서 자지? 아무리 빵이라지만
유령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고 싶진 않은데.”

Na] 코니가 유령빵들을 돌아보았어요.

Na] 유령빵들은 씩 웃더니 서로 뭉쳐지기 시작했어요.
커다란 밀가루 반죽처럼 둥그렇게 합쳐져서
쭉쭉 넓게 펼쳐지더니 금세 커다란 이불로 변했지요.
Na] 코니의 담요보다 훨씬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워 보였어요.
코니] “내가 유령 이불을 덮고 잘 줄이야.”
유삐] “기분이 이상해.”

Na] 유삐와 친구들은 투덜거렸지만 이불을 덮자마자
잠이 들었어요. 놀랄 일이 많았던 하루였으니까요.

Na] 유령빵 이불은 자장가를 불러 주었어요.
유령빵] “아웅 아웅 끼야아아아웅.”

Na] 자장가치고는 늑대 울음소리처럼 으스스했어요.
다행히 유삐의 코 고는 소리가 더 요란해서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았답니다.

Na] 다음 날 아침, 엘 할머니에게 답장이 와 있었어요.
Na] 유삐는 설레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유삐] “와, 유령빵들의 소원을 이뤄 줄 레시피가 있대!
그런데 특별한 마법 재료가 필요해.”
코니] “그게 뭔데?”

Na] 코니와 핑키뿐 아니라 유령빵들도 옹기종기 모였어요.
이불로 변했던 유령빵들은
어느새 동글동글한 모습으로 돌아와 눈을 반짝이고 있었죠.
핑키] “혹시 위시위시 숲에서 나는 마법 열매야?”

Na] 핑키가 물었어요.
코니] “아니면 황금 암탉이 낳은 첫 달걀?”
Na] 코니가 물었어요.

Na] 유삐는 고개를 저었어요.
유삐] “아니, 기쁨의 눈물 두 방울이 필요해!”
핑키] “기쁨의 눈물? 눈물은 슬플 때 나는 거잖아.”
코니] “할머니께서 잘못 보낸 거 아닐까?”
유삐] “다시 한번 엘톡을 보내 볼게.”

Na] 잠시 뒤, 엘 할머니에게
다시 알쏭달쏭한 답장이 도착했어요.
엘 할머니] 눈물 날 정도로 기쁜 일을 찾아보렴.
그럼 알게 될 거야.

핑키] “엘 할머니는 늘 수수께끼 같은 말씀을 하신다니까.”
유삐] “할 수 없지. 이번에도 우리가 알아낼 수밖에.”

Na] 유삐와 친구들은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던 일을
적어 보기로 했어요.

유삐] 맛있는 빵을 구웠을 때
빵을 먹었는데 빵이 남았을 때

핑키] 장난감을 선물 받았을 때
유니콘 자전거를 타고 숲속을 달릴 때

코니] 새 담요 속에서 잠들었을 때
담요 속에서 인형을 꼭 안았을 때

유삐/핑키/코니] 함께 휴가를 떠났을 때

유삐] “기쁜 일은 많았지만 눈물이 난 적은 없어.”
핑키] “나도 그래.”

Na] 유삐와 친구들은 한숨을 쉬었어요.
유삐] “그럼 언제 눈물이 나지?”
핑키] “이건 어때?”

Na] 핑키가 유삐의 코를 꼬집었어요.
유삐] “아야!”
핑키] “어때? 눈물이 나왔어?”

유삐] “응, 하지만 기쁨의 눈물이 아니잖아.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난 거라고.”
핑키] “미안.”

유삐] “그럼 이건 어때? 며칠 동안
응가가 안 나온 적이 있었거든.
온몸에 힘을 잔뜩 줘서 겨우 응가가 나왔을 때
눈물이 찍 나왔어. 기쁨의 눈물이 아닐까?”
핑키] “아니. 그건 힘을 너무 줘서 나온 눈물이야.”

Na] 핑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Na] 이번에는 코니가 말했어요.
코니] “매운 떡볶이를 먹었을 때 나오는 눈물은 어때?
기쁨의 눈물이 아닐까? 떡볶이를 몹시 먹고 싶었으니까.”
유삐] “그건 그냥 매워서 나는 눈물 같아.”

Na] 유삐가 말했어요.
핑키] “그럼 대체 기쁨의 눈물이란 게 뭐야?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는 거냐고!”

Ep.2 기쁨의 눈물을 찾아서
#6 오싹오싹 축제에 간 유령빵

Na] 유삐와 친구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기쁨의 눈물을 어디에서 구해야 할지 답을 찾을 수 없었어요.

Na] 그때, 멀리서 음악 소리와 함께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유삐] “밖이 왜 이렇게 시끄럽지?”
핑키] “아, 맞다! 오싹오싹 축제가 시작됐나 봐.”
유삐/코니] “축제에 우리가 빠지면 안 되지!”

Na] 유삐와 코니가 신나서 외쳤어요.
Na] 그러자 코니가 속삭였어요.
코니] “하지만 유령빵들이 저렇게 슬퍼하고 있는데 어쩌지?”

Na] 유령빵들은 가자미 눈이 되어
유삐와 친구들을 흘겨보고 있었어요.

핑키] “유령빵들아, 미안. 그런데 말이야.
축제 때는 모두가 즐거워하잖아.
맛있는 음식도 실컷 먹고 선물도 주고받고 파티도 하고!
축제에 가면 기쁨의 눈물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Na] 핑키의 말에 유삐가 어깨를 으쓱하며 덧붙였어요.

유삐] “맞아! 그리고 내가 만든 빵을 먹어 보면 기뻐서
눈물이 날지도 몰라. 유령빵들아, 조금만 기다려.
우리가 꼭 기쁨의 눈물 두 방울을 구해 올 테니까.”

Na] 유삐와 친구들은 위시위시 트럭을 타고
오싹오싹 축제가 열리는 광장으로 갔어요.
축제에 어울리게 각자 멋있게 꾸미고
위시위시 트럭도 장식했어요.

유삐] “자, 그럼 손님 맞을 준비를 시작해 볼까?”
“잠깐! 빵부터 만들어야지!”

Na] 유삐가 재료를 꺼내려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어요.
유삐] “끼약!”
핑키] “유삐,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핑키/코니] “으악!”

Na] 핑키와 코니도 깜짝 놀라 발라당 넘어졌어요.
유령빵] 퐁퐁! 파바밧!
Na] 유령빵들이 위시위시 트럭에 몰래 숨어 있다가
튀어나온 거예요.

유삐] “어떻게 된 거야? 왜 따라왔어?”
유령빵] “우리도 축제에 가 보고 싶었단 말이야.
우리야 말로 축제의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잖아.”

Na] 하긴 틀린 말도 아니었어요. 유령빵도 유령이니까요.
유삐] “그래! 하지만 모두를 놀라게 해선 절대로 안 돼.”

Na] 유삐가 당부했지만, 유령빵들은 대답도 없이
쌩하고 날아갔어요.
유령빵] “이얏호! 이히히히!”

Na] 유령빵들이 구름인 척 하늘을 둥둥 떠갔어요.
핑키] “푸하핫, 세상에 저런 구름이 어디 있냐고!”

Na] 핑키가 웃음을 터뜨렸어요.
코니] “유령빵들이 내 하트 머리띠랑 마법사 모자를
가져갔어. 힝.”

Na] 코니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어요.

Na] 유삐는 조금 걱정이 되었어요.
유삐] “괜찮을까? 유령빵들이 사고를 일으키지 말아야 할텐데.”

#7 첫 번째 눈물방울

Na] 유령빵들은 신이 났어요. 숲속에서 심심하게 지내다가
모처럼 특별한 외출이었으니까요.
Na] 마을은 온통 유령과 마법사로 분장한 아이와 어른들로
가득했어요. 마침 화려한 축제 행렬이 지나고 있었어요.

Na] 유령빵들은 속삭였어요.
유령빵] “모두가 유령이니 우리쯤이야 눈에 띄지도 않겠어.”

Na] 축제 행렬에는 뼈다귀 무늬가 그려진 양복을 입은
신사도 있고, 마녀 분장을 한 아줌마도 있었어요.

Na] 유령 분장을 한 병아리 유치원 아이들도
유령 풍선을 들고 행진했어요.
유령빵] “병아리 유령이라니 정말 귀여워.”

Na] 모두가 서로 웃고 떠들며 행복해 보였어요.
Na] 딱 한 아이만 빼고요.
유령빵] “저 아이는 왜 슬퍼 보이지?”

Na] 축제 행렬 끝에 고개를 푹 숙이고 걷는 다람쥐 소녀가
있었어요. 반짝이는 분홍 드레스를 입고
요술봉까지 들고 있어서 요정 같았지요.
유령빵] “축제에서 선물을 많이 못 받아서 그런가?”
유령빵] “그렇다면 우리가 도와줘야지.”

Na] 유령빵들은 알록달록 유령 모양 사탕을
다람쥐 소녀의 바구니에 가득 넣어 주었어요.
하지만 소녀는 기뻐하지 않았어요.
유령빵] “유령 풍선이 없어서 그런가?”
유령빵] “그럼, 우리가 유령 풍선이 되어 주자.”

Na] 유령빵들은 다람쥐 소녀의 곁에서 풍선처럼
둥둥 떠다녔어요.

아이1] “우아, 저 풍선들 좀 봐.”
아이2] “나도 갖고 싶어!”

Na] 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모두 부러워했지만
소녀는 조금도 즐거워 보이지 않았어요.
Na] 뼈다귀 무늬 양복을 입은 신사가 인사를 건넸어요.
뼈다귀 신사] “드레스가 정말 예쁘구나. 진짜 공주님 같은 걸?”

Na] 다람쥐 소녀는 얼굴이 빨개진 채 달아나 버렸어요.
유령빵] “부끄럼이 많은가 봐.”
유령빵] “부끄러운 게 아니라 화가 난 것 같은데?”

Na] 그러고 보니 다람쥐 소녀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분홍 드레스를 감추려고 애쓰고 있었어요.

Na] 유령빵들은 소녀에게 말을 걸었어요.
유령빵] “왜 화가 났니?”

Na] 다람쥐 소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걷느라
누가 말을 거는지도 모르고 대답했어요.
다람쥐 소녀] “너무해. 너무해. 난 유령 옷을 입고 싶었는데
공주 드레스라니, 엄마는 내 마음을 너무 몰라.
내가 아직도 공주 옷을 좋아하는 아기인 줄 안다니까.”

Na] 다람쥐 소녀는 엄마가 자기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속이 상했나 봐요.
다람쥐 소녀] “어렸을 땐 엄마랑 빵도 만들고
소풍도 많이 다니고 즐겁게 지냈는데,
요즘은 엄마가 너무 바빠.
그러니까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아.”

♪ 내 마음을 몰라 ♬
엄마는 내 마음을 모르나 봐
엄마 품에 안겨 울던
아기가 아닌데
엄마는 내 마음을 모르나 봐
튤립보다 조그맣던
쪼꼬미가 아닌데
마음도 쑥쑥
몸도 쑥쑥
뒷산의 나무처럼
푸르게 자라고 있어

Na] 다람쥐 소녀는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다가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다람쥐 소녀] “근데 내가 누구한테 이야기하고 있는 거지?”

Na] 그때였어요.
Na] 유령빵들이 공중으로 휙 날아가더니, 서로 똘똘 뭉쳐서
멋진 옷으로 변신했어요. 모자가 달린 유령 옷으로 말이에요!

Na] 유령 옷은 다람쥐 소녀의 어깨 위로 사뿐히 내려앉았어요.
다람쥐 소녀] “와, 어디서 날아온 거지?
내가 원하던 유령 옷이야!”

Na] 다람쥐 소녀는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광장 한복판으로 뛰어갔어요.
다람쥐 소녀] “난 세상에서 제일 신나는 유령이야. 다람쥐 유령!”

Na] 다람쥐 소녀는 음악 소리에 맞춰 빙그르르 돌고
펄쩍펄쩍 춤을 추었어요.
유령빵] “더 놀라운 건 지금부터라고!”

Na] 유령빵들은 장난기가 발동했어요.
Na] 유령 옷을 풍선처럼 커다랗게 부풀리기 시작했죠.
Na] 다람쥐 소녀는 거인 유령처럼 보였어요.

아이1] “저기 좀 봐! 엄청 큰 유령이야!”
어른1] “와, 대단해.”

Na] 아이와 어른들 모두 깜짝 놀란 눈으로 다람쥐 소녀를
쳐다봤어요. 이번엔 유령 옷이
커다란 엉덩이 모양으로 변하더니
다람쥐 소녀가 춤을 출 때마다 방귀 소리를 냈어요.

Na] 뿡뿡! 뿌우웅! 뿡빵! 뿌부붕!
다람쥐 소녀] “방귀 뀌는 유령이라니 정말 재밌어.”
어른1] “얘야, 이번 축제에서 네가 최고다!”

Na] 방귀 뀌는 유령은 인기 최고였어요.
다들 다람쥐 소녀에게 엄지를 세워 보이며
박수를 쳐 주었어요.
핑키] “유삐, 저 아이 좀 봐!”
유삐] “맙소사! 유령빵들이 변신을 했나 봐.”

Na] 유삐와 친구들은 유령빵들이
장난을 치고 있는 걸 바로 눈치챘어요.
유삐] “어휴, 장난꾸러기 유령들! 빨리 데려와야겠어.”
코니] “하지만 아이가 정말 행복해 보여.
조금 기다려 주는 게 어때?”

Na] 유삐와 친구들은 다람쥐 소녀가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을 때까지 기다려 주기로 했어요.
날이 캄캄해지자 다람쥐 소녀가 집으로 돌아갔어요.

Na] 엄마는 다람쥐 소녀가 입은 유령 옷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다람쥐 엄마] “어머! 그 유령 옷은 뭐니?”
다람쥐 소녀] “어때요? 멋지죠?”

다람쥐 엄마] “공주 드레스보다 유령 옷을 입고 싶었구나.
엄마가 몰랐네. 미안해.”
다람쥐 소녀] “괜찮아요. 전 오늘 우리 마을에서
최고의 유령이었어요! 정말 즐거웠어요.”

Na] 엄마는 다람쥐 소녀를 꼭 안아 주었어요.
Na] 다람쥐 소녀는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잠잘 준비를 했어요.
침대에 누운 다람쥐 소녀가 눈을 감자, 옷걸이에 걸려 있던
유령 옷이 유령빵으로 변했어요.

유삐] “요 녀석들, 장난 그만 치고 어서 돌아와.”

Na] 창문 밖에서 유삐와 친구들이 손짓을 했어요.
Na] 유령빵들이 키득거리며 창문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다람쥐 소녀가 인형을 꼭 안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어요.

다람쥐 소녀] “최고의 하루였어.”

Na] 핑키가 다람쥐 소녀의 얼굴을 가리켰어요.
핑키] “얼굴에서 뭔가 빛나고 있어. 저게 뭐지?”

Na] 다람쥐 소녀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떨어졌어요.
유삐] “어, 이상하네? 눈물을 흘리는데 왜 웃고 있지?”
핑키] “하나도 슬퍼 보이지 않아.”

Na] 유삐와 핑키가 서로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Na] 코니는 알겠다는 듯 미소를 지었어요.
코니] “기뻐서 흘리는 눈물, 우리가 찾던 거잖아!”

Na] 유령빵들은 다람쥐 소녀의 뺨에 흐르는 눈물방울을
소중히 담았어요. 그리고 서둘러 나가려다가
잠든 소녀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어요.

유령빵] “생각나? 어렸을 때 우리랑 놀아 주던 아이 말이야.
꼭 닮았어.”
유령빵] “설마…… 그 아이일까?”

Na] 침대 옆에 놓인 액자에는 두 뺨이 통통한
어린아이의 사진이 보였어요.
유령빵] “우아, 맞아. 그 아이가 틀림없어!”

Na] 유령빵들은 다람쥐 소녀의 뺨에 뽀뽀를 해주었어요.
유령빵] “안녕,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이 될게.”

#8. 두 번째 눈물방울

Na] 유삐와 친구들은 유령빵들을 데리고
위시위시 트럭이 있는 광장으로 걸어갔어요.
유삐] “이 개구쟁이 녀석들, 너희 맘대로
돌아다니면서 장난을 치면 어떡해?”
유령빵] “우헤헤헤, 미안. 대신 기쁨의 눈물을 얻었잖아.”

유삐] “하지만 아직 한 방울이 부족해.
벌써 밤이 됐는데 어떡하지?”

Na] 고민에 쌓인 유삐와 친구들과 달리 유령빵들은
마을 구경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집집마다 볼거리가 아주 많았거든요.

Na] 해골 무늬로 대문을 칠한 집, 유령 모양 랜턴이
잔뜩 걸려 있는 집, 집 전체를 거미줄로 꾸민 집,
지붕에 거대한 눈깔사탕이 올라가 있는 집…….
솜씨 자랑을 하듯 집집마다
멋진 장식들로 꾸며져 있었어요.

Na] 딱 한 집만 빼고요.
Na] 골목 끝에 있는 한 집에는
아무 장식도 되어 있지 않았어요.
무척 깨끗한 집이었지만 너무 깨끗해서 허전하달까?
축제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집이었죠.

유삐] “누가 사는 집일까?”
핑키] “집주인이 여행을 간 게 아닐까?”

Na] 유삐와 친구들은 궁금해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Na] 그때, 현관문을 열고 쓸쓸한 표정의 당나귀 할아버지가
나왔어요.
당나귀 할아버지] “어차피 아무도 나를 찾아오지 않을 텐데
집을 장식해서 무얼 한담. 축제라고 즐거울 것도 없지.”

Na] 당나귀 할아버지는 달을 쳐다보며 중얼거렸어요.
당나귀 할아버지] “달빛이 저리 환하니 더 생각나네.
손주 녀석들이 보고 싶어.”

Na] 유삐는 갑자기 엘 할머니 생각이 났어요.
유삐] ‘엘 할머니도 당나귀 할아버지처럼
날 그리워하는 게 아닐까?’

Na] 유삐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눈을 비비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Na] 당나귀 할아버지네 집 지붕에 유령 장식들이
잔뜩 올라앉아 있었기 때문이에요.
유삐] “어떻게 된 거지?”
핑키] “잘 봐. 유령빵들이잖아.”

Na] 핑키가 키득거렸어요.
유삐] “어휴, 저 녀석들이!”

Na] 하지만 유삐 얼굴에도 웃음이 떠올랐어요.
유령빵들은 쉭쉭 날아올라 집 곳곳에 철썩 붙었어요.
그러자 순식간에 멋진 장식이 생겨났어요.
유령빵들은 몸을 쭉쭉 늘리고 이어 붙이더니,
대형 리본이 되어 당나귀 할아버지 집을
커다란 선물 상자처럼 포장했답니다.

손주1] “이야, 정말 예뻐! 내가 본 집 중 제일로 멋있어!”
Na] 이 목소리는 유삐와 친구들의 목소리가 아니었어요.
손주2] “할아버지!”
당나귀 할아버지] “오, 너희 왔구나. 귀여운 내 손주들,
할아버지가 한번 안아 보자.”

Na] 당나귀 할아버지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손주들이
할아버지 품에 안겼어요.
손주1] “우리 할아버지 집이 최고야.”
손주2] “아빠, 엄마. 오늘 할아버지 집에서 자고 가도 되죠?”
당나귀 아빠] “하하, 그럼.”

Na] 당나귀 할아버지는 가족들과 집도 구경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당나귀 할아버지] “껄껄껄, 오늘은 정말 최고의 날이야.”

Na] 당나귀 할아버지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렀어요.
Na] 유삐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어요.
유삐] “또 찾은 것 같은데? 기쁨의 눈물!”


#9. 사라진 유령빵

Na] 유삐와 친구들은 유령빵들과 함께 후덜덜 빵집으로
돌아왔어요. 물론 기쁨의 눈물 두 방울을 가지고요.
유삐] “이제 마법 재료도 찾았으니 멋진 빵으로 구워 줄게.”
유령빵] “우아아아!”

Na] 유령빵들은 환호성을 질렀어요.
유삐] “근데 무슨 빵을 만들면 좋을까?”
핑키] “유령빵을 닮은 호빵이 어떨까?”
코니] “커다란 식빵을 만들어도 좋을 거야.”

유삐] “딸기를 넣어서 딸기빵을 만드는 건 어때?
달콤하기론 딸기빵이 최고잖아.”

Na] 유삐와 친구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는데
갑자기 유령빵이 소리를 질렀어요.
유령빵] “으앙! 없어. 사라졌어!”

Na] 유령빵들은 바삐 뭔가를 찾고 있었어요.
유삐] “뭐가 사라졌는데?”
유령빵] “유령빵 하나가 보이질 않아.”

Na] 그러고 보니 늘 웃는 얼굴이던 유령빵이 보이지 않았어요.
Na] 유삐와 친구들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어요.
유삐] “그런데 어서 오븐에 들어가야 해.
기쁨의 눈물이 마르기 전에 빵이 되어야 한다고.”

Na] 유삐가 말했어요.
유령빵] “안 돼. 다 같이 오븐에 들어가기로 약속했단 말이야.”
유령빵] “그러다가 이번에 또 빵이 되지 못하면 어떡해?”

Na] 기쁨의 눈물 두 방울은 조금씩 말라 가고 있었어요.
유삐] “이제 다 끝났어. 마법 재료가 없으면
소원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Na] 유령빵들의 하얀 얼굴이 더 하얗게 질렸어요.
Na] 그때였어요.
유령빵] “헉헉, 늦었어. 미안.”

Na] 유령빵이 창문으로 쏙 들어왔어요.
유삐] “어휴, 대체 어디 갔다 오는 거야?”
유령빵] “오는 길에 어떤 할머니를 만났지 뭐야.
그 할머니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그만…….”

유삐] “무슨 이야기였는데?”
유령빵] “사랑하는 손주들한테
세상에서 가장 멋진 3층 케이크를 선물하고 싶대.”

Na] 유삐는 무릎을 탁 쳤어요.
유삐] “바로 그거네.
너희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케이크가 되면 어때?”
유령빵] “끼야, 정말 멋진 생각이야.”

유삐] “서두르자. 내가 생각해 둔 케이크 디자인이 있어.”

Na] 유삐는 동글동글 유령빵들을 모아서
반죽을 하기 시작했어요.
유삐] “근데 할머니의 손주들 말이야. 엄청난 먹보인가 봐.”
핑키] “하하, 맞아. 3층이나 되는 케이크를 원하는 걸 보면
틀림없어.”

Na] 유삐와 친구들은 커다란 케이크 반죽을 오븐 속에 넣었어요.
그리고 그 위에 기쁨의 눈물 두 방울을 떨어뜨렸답니다.

유삐] “자, 이제 유령빵들의 소원이 이루어질 시간이야.”

Na] 유삐는 오븐을 닫고 타이머를 맞췄어요.
Na] 오븐 속에서 유령빵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어요.

♪ 빵들의 노래 ♬
빠빠방 빵, 빵이 되고 싶어
빠빠방 빵, 빵이 되고 싶어
말랑말랑 포동포동 빵이 되고 싶어
한 입 먹으면
사르르르르 행복이 행복이~
두 입 먹으면
사르르르르르 기쁨이 기쁨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말랑말랑 포동포동
빵이 되고 싶어

Na] 땡! 오븐에서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Na] 빵이 잘 구워졌다는 소리였죠.
유삐] “드디어 소원빵이 완성됐어!”

Na] 오븐을 열자 고소하고 향긋한 냄새가 퍼졌어요.
케이크는 노릇노릇 무척 맛있어 보였어요.

Na] 유삐와 친구들은 생크림과 초콜릿 크림, 과일, 젤리로
케이크를 예쁘게 장식했어요.
핑키] “케이크가 참 행복해 보여.”
유삐] “이 케이크를 받는 손님도 행복하겠지?”


에필로그
#10 반가운 손님

Na] 유삐와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에요.
핑키] “근데 우리 휴가 보낸 거 맞아? 엄청 바빴던 것 같아.”

Na] 핑키가 짐을 챙기며 투덜거렸어요.
유삐] “그래도 오싹오싹 축제는 재밌었잖아.”
핑키] “그건 그래.”

Na] 유삐가 빙그레 웃었어요.
유삐] “난 엘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킨 게 가장 기뻐.
휴가도 즐기고 빵도 만들었으니까.”
코니] “아직 할 일이 남았잖아. 3층 케이크를 손님에게
잘 전해줘야지.”

Na] 코니가 말했어요.
핑키] “맞다! 위시위시 베이커리로 찾으러 온다고 했지.”
유삐] “어서 가자!”

Na] 유삐와 친구들은 위시위시 트럭을 타고
후덜덜 숲을 빠져나갔어요.
숲의 나무들은 인사를 하듯 나뭇잎을 팔랑팔랑 흔들어 주었어요.

Na] 그사이 후덜덜 빵집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어요.
마법을 부린 것처럼요.
유삐] “3층 케이크를 주문한 할머니는 어떤 분일까?”
코니] “나도 궁금해.”
핑키] “곧 만나 보면 알겠지.”

Na] 유삐와 친구들이 위시위시 베이커리에 도착했어요.

Na] 이상하게도 빵집 문이 활짝 열려 있었어요.
유삐] “우리, 문을 안 잠그고 간 거야?”
코니] “호, 혹시 도둑?”

Na] 그런데 곧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답니다.
엘 할머니] “얘들아, 어서 오렴.”

Na] 위시위시 베이커리 안에서 달님처럼
환한 미소를 띤 엘 할머니가 나타났어요.
유삐] “할머니!”

Na] 유삐는 엘 할머니에게 쏜살같이 달려갔어요.
유삐] “할머니!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요.”

Na] 핑키와 코니도 엘 할머니 품에 안겼어요.
엘 할머니] “나도 보고 싶었단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케이크를 다 함께 먹고 싶었지.”

유삐] “어? 그럼 케이크를 주문했다는 할머니가 바로?”
엘 할머니] “그래, 나였단다.”
유삐] “할머니…….”

Na] 유삐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흘렀어요.
핑키] “우앗, 기쁨의 눈물이야!”

Na] 핑키가 외쳤어요.
코니] “할머니, 돌아오셔서 정말 기뻐요!”

Na] 코니가 할머니를 다시 한번 꼭 안았어요.
Na] 유삐와 친구들은 기쁨의 눈물이 언제 나오는지
이제 확실히 알게 되었답니다.
엘 할머니] “내일은 주말이니까 우리 신나게 놀자꾸나!”

Na] 유삐와 친구들은 엘 할머니와 3층 케이크를 먹으며
주말 계획을 세우느라 웃음이 떠나질 않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