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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bongsa

Simbongsa (Feat. 윤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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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심 봉사는 아무런 줄 모르고
“여보 마누라. 사람이 병든다고
다 죽을 리가 있겠소.
나 의가에 가서 약지어 올 터이니, 부디 안심허오.”
심 봉사 급한 마음에 의가에 가서
약을 지어 돌아와,
수일승전반에 얼른 짜들고 방으로 들어가서
“여보 마누라, 일어나 약 자시오.
이 약 자시면 즉효허리라 허옵디다.”
아무리 부른들 죽은 사람이 대답이 있으리오.
“어! 식음을 전폐터니 기허허여 이러는가?”
양팔에 힘을 주어 일으키려 만져보니,
허리는 뻣뻣하고 수족은 늘어져 콧궁기 찬김 나니,
그제야 죽은 줄 알고 심 봉사가 뛰고 미치는디,
설움이라는 게 어지간해야 울음도
울고 눈물도 나는 것이지,
사뭇 아람이 차노면 울도 못허고
뛰고 미치는 법이었다.

심 봉사 기가 막혀 섰다 절컥 주잕지며
들었던 약그릇을 방바닥에다 내던지고,
“아이고, 마누라. 허허, 이것이 웬일이요?
약 지러 갔다 오니 그새에 죽었네.
약능활인이요, 병불능살인이라더니,
약이 도리어 원수로다.
죽을 줄 알았으면 약 지러도 가지 말고
마누라 곁에 앉어,
서천서역 연화세계 환생차로 진언 외고
염불이나 허여 줄걸
절통하고 분하여라.”
가삼 쾅쾅 뚜다려, 목제비질을 떨컥,
내리둥굴 치둥굴며,
“아이고, 마누라, 저걸 두고 죽단 말이요?
동지섣달 설한풍에 무얼 입혀 길러내며
뉘 젖 먹여 길러낼거나.
꽃도 졌다 다시 피고, 해도 졌다 돋건마는,
마누라 한번 가면 어느 년 어느 때
어느 시절에 오랴나.
삼천벽도 요지연의 서왕모를 따라가,
황릉묘 이비 함께 회포 말을 허러가,
천상에 죄를 짓고, 공을 닦고 올라가.
나는 뉘를 따라 갈거나.”
밖으로 우루루 나가더니 마당에 엎드려지더니,
“아이고, 동네사람들!
차소위 계집 추는 놈 미친놈이라 허였으되,
현철하고 얌전한 우리 곽씨가 죽었소!”
방으로 더듬더듬 더듬더듬 들어가
마누라 목을 덥석 안고 낯을 대고 문지르며,
“아이고, 마누라,
재담으로 이러나, 농담으로 이러나.
실담으로 이러는가.
이 지경이 웬일이여.
내 신세는 어쩌라고 이 죽엄이 웬일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