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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립

걱정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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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때가 열여덟
지금보다 철없던 때
뭐라도 될 것처럼 자퇴서를 적었네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나서야
난 후회를 하고 티 안 내고 사느라고 애먹었네
그저 멋있은 걸 보면 다 하고 싶었던
그날의 우리들은 시간을 땅에 버리기를
반복하고 깨닫지 못한 채
법이 정한 어른이 되고도 똑같앴지
그렇게 다 겉 멋 음악가가 되고
취향 맞는 이들이 모여 수군대고
10년 가까이 거지 같은 인생을
구르고 아무도 빛 날 기미가 안 보여도
버티고 버티다 광일이랑 회사 설립
모닝 안에서 믿기지 않던 정산을 봤지
엄마 친구 아들이 내 이름을 안대
아버지 후배 딸이 내 노랠 들어봤대

이제 난 걱정거리에서 자랑거리로
무명의 긴 세월 다 견뎌내고 수면 위로
더는 배고플 일 없지 그래
난 믿었지 한 길만 오롯이
드디어 걱정거리에서 자랑거리로

그 기쁨도 잠시였지
뒤늦게야 마주친 사회는
늘 가르침 전에 시련을 줬으니
꽤나 빠르게 치고 올라온 값을
치르려니깐 앞서 걱정이 먼저
내 머릿속을 채웠으니
이제 내일이 난 두려워
성장통임을 알고도 그저 무서워
지금은 다시 돌아 내려가고 싶어
고민 하나 없던 그때 그 시절로
"이 악물고 달려왔잖아"
"버리긴 아깝잖아"
"스무 살 무렵부터
달고 살던 꿈이었잖아"
그래 *발 나도 알아
내가 날 제일 잘 알아
지금 안 놓으면 미쳐버릴 걸
확실히 알아
해가 지면 달이 뜨듯이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거지 남들같이
뺏고 치고 박고 싸우고 늘 그렇지
잠시만 쉬었다 가는 거지 옛날같이

다시 자랑거리에서 걱정거리로
꿈에 그리던 걸 이루고도 버리고 뒤로
이제 너무나 지쳤지
여기저기 뻗친 문제가 많았지
미안하게도 또 자랑거리에서 걱정거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