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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가 뒤집혀진 채로

카라가 뒤집혀진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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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이는 주머니 속의 순간에도
너는 항상 무심한 하얀 얼굴로
두 발짝 비켜서 날 지나가고 있어

소파에서 자고 싶은 날이 되면
니가 자는 베개의 키를 상상해
종이로 만들어진 침대 같은 것을

녹차라떼의 빛깔처럼
보이지 않는 무늬의 벽과
마주한 채로 나의 몸은
처음 순수한 갈망을 하고 있어

왠지 낯설은 내 방에서
머릿속처럼 헝클어진 수화기 속
영원토록 그 안에서
나오지 못할 니가 너무나 그리워

만지고픈 충동에서 벗어나도
여전히 투명한 너와 나의 사이
처음 봤을 때가 이토록 선명한데

넥타이의 모양새가 삐뚤어져
손을 뻗어 고쳐주고 싶은 건
아마도 니가 날 닮았기 때문일까

5층까지 올라가는 중에
들이쉬는 많은 공기 보다 더
너를 마주하는 나의 몸은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있어

카라가 뒤집혀진 채로 고민 없는
나를 연기할 수 있는 것은
나와 같은 빛을 가진 너의 눈 속
다른 사람을 봤었던 것뿐

왠지 낯설은 내 방에서
머릿속처럼 헝클어진 수화기 속
영원토록 그 안에서 나오지 못할
니가 너무나 그리워
카라가 뒤집혀진 채로 고민 없는
나를 연기할 수 있는 것은
나와 같은 빛을 가진 너의 눈 속
다른 사람을 본 것 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