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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늙은 갈대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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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진다 잠이 든다
갈새는 얼마 아니하야
잠이 든다
보름달이면 갈거이와 함께
이 언덕에서 달보기를 하고
물닭도 쉬이 어느 낯설은
논드렁에서 돌아온다
해가진다 돌아온다 잠이든다
새우들이 마른잎새에
올라 앉는 이때가 나는 좋다

바람이 마을을 오면
그때 우리는 섧게
늙음의 이야기를 펴고
바람이 마을을 오면
그때 강물과 같이
세월의 노래를 부른다

이 몸의 매딥매딥
잃어진 사랑의 허물자욱
별 많은 어느 밤 강을
날여 간 강
다릿배의 갈대피리
비오는 어느날 아침나룻배
나린길손의 갈대지팽이

모두내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