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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s

끝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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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공연장에선
아무도 아니지 않아
오랜 친구들이 부르는
내 이름까지 심바야
주목할 루키 명단에
올라봤지 잠시나마
그걸 지키려고 추한 건
싸그리 해봤다.

난 자존심이 상했어
친구가 비와이의 싸인 좀
받아달래서
내 자존심보다도 그까짓
싸인들이 더 중요한
그 새끼 보단, 안 유명한
나를 탓해줘.

내가 처음 배운 건,
나의 이름보다도
괄호 안에 담긴 이름들이
더 잘 기억된단 것
남의 땀을 내 걸로
속여보려던 속셈이
들어 찾아갔잖아.
잘 나갔던 ODB

90년대 Kid 그 형들은
큰물에 엮여
유명한 ODB 이미지에
내 이름을 섞어
팔아보려 했지 진짤
알아보는 게
진짜의 권리라던
힙합 팬들이 소문내.

데비 형이 소개한
날 본체만체하는 콧대들.

자존심 상하지
않으려 자존심 상해

형들의 파티, 형이
불러준 술자리
거기 껴든 내 자린
모서리쯤의 끝자리

내 자린
술집 테이블 휴지와
젓가락 통 옆에
패딩과 가방이 쌓여 있는
클럽 소파 끝에
형들과 친해져보려
앉아있는 너의 옆에
정해진 듯 내 자린
저 끝자리.

내 자린
내 이름도 못 외우는
행사 대기실 밖에
나와 친해지길 무서워하는
래퍼들과의
무거운 공길,
견디지 못한 나에게
정해진 듯 주어진 건
저 끝자리.

신기루가 나오고 루키
명단에선 내가 없어져
대신 가짜 래퍼 명단을
만들어 날 적었어
루키란 건 가사와 랩보다는
내 뒤의 형들 이름값으로
오르내리는 자리

사람과 섞일 때마다
괴로워져도
혼자가 되는 게 훨씬
더 쓰라려서

늘 끼어들 틈을 찾네,
딥플로우 형은 나의

마음의 불안함을
알아채 주는 것만 같애서

비빌 언덕이 생긴 거야.
또 어김없이
형에게로 향하는
사람들의 존경심 옆이
내가 숨을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난 항상 그렇게
누군가의 이름들을 팔아

쓰러질 것 같은 후배를
위해준 배려가 마음
놓일 법한 착각의
문턱에 데려가
드디어 우리라 불릴 수
있을 거란 착각이
무색해지는 자리.
또다시 여기 끝자리

내 자린
술집 테이블 휴지와
젓가락 통 옆에
패딩과 가방이 쌓여있는
클럽 소파 끝에
형들과 친해져보려
앉아있는 너의 옆에
정해진 듯 내 자린 저 끝자리.

내 자린
내 이름도 못 외우는
행사 대기실 밖에
나와 친해지길 무서워하는
래퍼들과의
무거운 공길,
견디지 못한 나에게
정해진 듯 주어진 건
저 끝자리.

우리들이 만날 땐
힙합 악수를 해
손을 맞잡고 어깰 닿고
형제라 부를 때
그 마음이 진심인지
같은 게 궁금했었지만

굳이 묻지 않길 잘했어.

모두가 날 떠날 때. 형제라던
데비형은 모두가 돼
원망하지 않는단 가살
쓴 건 거짓말이야
이용했던 내 속내들은
싹 다 잊고서
아파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일이였어

억지로 끼어앉은
술자리는 불편하지
VMC 형들도 똑같단 걸 알게
되는 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어
2차로 가던 중에 지나온
모퉁이로 돌아가도

오지 않을 걸 알아.
나를 찾는 전화
오히려 울리기를 바라며
전화를 껐다.
내 자존심은 비겁함을 만나
존경심이라 이름 바꿔
그 얼굴을 닮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