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2

누군가에겐 봄, 누군가에겐 겨울

공유하기
어느 날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했네
지하철 역사 한 모퉁이
벽에 기대어 앉아있던 어떤 사람을
지저분한 그 사람

날씨는 괜찮고 꽤 따뜻했던 날
짧은 옷의 사람들 속에
그는 혼자 겨울을 나고 있는 듯 했어 여전히

두터운 옷을 입고 가만히 누워있던 그
아무런 표정 없이 그저 주저앉아서
벽에 기대어 앉아 어떤 생각에 빠져
하염없이 지나는 사람들을 보곤 해

어쩌면 누군가에겐 겨울일지 몰라
이렇게 따뜻한 날씨마저도
두터운 옷을 입고 쓸쓸하고 춥게 버텨야 할
그 사람은 추운 겨울이 당연한 듯
익숙한 표정만을 짓고 있어
따스함 같은 것은 있지 않다고 믿는 표정을

한동안 그를 바라 보았어 이유도 없이
그는 여전히 같은 모습 그대로였어
이내 나도 발길을 돌려서 가던 길대로
나만의 목적지를 찾아 그를 떠났어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지나가
길가에 버려진 물건들처럼
그는 그런 존재야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무뎌진 눈빛 그대로 닫혀진 마음들이
아무것도 보지 않네 그런 마음들 모두가
점차 익숙해지네

어쩌면 누군가에겐 겨울일지 몰라
이렇게 따뜻한 날씨마저도
누군가에겐 봄이 누군가에겐 겨울인가 봐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