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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날

보통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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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침하게 흐린 봄에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기억이 추적추적 내리는 날
왜 지금 니 생각이 났을까
우린 맑은 날에 헤어졌는데
다 쏟아내지 않은 탓이지
그건, 담담했었던 이별 때문이지
다정했던 얼굴과
다정했던 목소리로

그렇게 예고 없이 찾아온 계절처럼
그렇게 후회해도 소용없는 숙취처럼
그렇게 알면서 어쩔 수 없이
숨 막히는 가위처럼
아직도 그대라는 이름 앞에
멍하니 멈춰버리는 나
오늘처럼

새침하게 흐린 봄에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기억이
추적추적 내리는 날
이제 난 너의 오답 노트 속에
있을까 그것조차 아닐까

그렇게 알 수 없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고
아직도 난 어제의 기억을 붙잡고 있어
왜 난 이 길에 서 있을까
아직도 그대라는 이름 앞에 멍
하니 멈춰버리는 나
오늘 같은 날이면

사랑으로 가려지지 않는 사랑과
시간으로 흘러가지 않는 시간은
끝나도 끝나지 않는 이별이 되어
아직 날 에우고 있어

새침하게 흐린 봄에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기억이 추적추적 내리는 날
이제 난 너의 오답 노트 속에
있을까 그것조차 아닐까
그것조차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