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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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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잠긴 문을 열고
검은 집을 깨워
나보다 먼저 도착한 밤을 깨워

형광등을 밝히고
아침의 흔적 위를 걸어
기억이 나지 않아
하려 했던 것들이 생각나지 않아

자정은 지났고
내일은 벌써 으르렁거려
오늘이 쌓여
무거운 내 몸은 일어나지 않아

이 사람 오늘은 저길 갔었구나
이 사람 요즘 누굴 만나는구나
이 사람 조만간 큰일 나겠구나
이 사람 언제나 좋아 보여

하염없이 유랑하는 다른 이의 삶들
내 것은 없어 보여
끝도 없이 넓은 세상
새로운 것들은 나를 피해 쏟아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