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음주남녀 (EAT, SOJU, MAN, WOMAN)

김치삼겹

공유하기
오늘은 할 일이 없어서 태릉입구에 갔었지
정말 너무 할 일이 없었거든
너랑먹던 김치삼겹이나 먹고 싶었지
도깨비 시장 못 가서 있는 그 집
니가 맛있다고 맛있다고 맛있다고
노래를 부르던 그집 말야

가는 길에 공원에도 들렀어.
난 경춘선 숲길 같은 이름이 있다는 건 전혀 몰랐는데
니가 설명해 준 적도 없잖아. 그냥 공원이라고 불렀자나
그때는 걷는 내내 쉬지 않고 떠드느라 못 봤나 봐.
(그래 못봤나봐)
거기 떡하니 안내 간판에 그런 이름이 적혀 있네~

너네 집 앞에서 괜히 담배도 한 대 피워봤어
집 앞에 떨어진 꽁초 중 니가 피던 담배는 한 개도 없더라고

근데 생각해보니 넌 바닥에 버린 적 한 번도 없어
그걸 왜 찾고 있나 싶더라고
조금 열린 창문으로 인기척이 들렸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잘 모르겠어
암튼 누가 살고 있긴 살고 있나봐

그냥 왔어
할 일이 없어
걷다보니 너희집가는
버스가 내 앞에 멈춰

별로인걸
이제 알게됐어
혼자앉아 먹는
김치 삼겹은 맛이없구나

그리고는 그 집에 갔지
"학생 혼자야?"

이모가 묻더라고

"네 혼자에요
조금 더 일찍 왔으면 아닐 수도 있었겠지만요"

맛은 그냥 그랬어
블로그 검색하니 다들 맛있다고
난리던데 난 잘 모르겠더라고
김치삼겹이 김치삼겹이지 뭐

반병 정도 먹다가 나와서 역까지 걸어가며
거리 풍경을 둘러봤어
그땐 이 동네가 참 정이 많이 갔었는데
사실 뭐 없는 시시한 동네더라고
김치삼겹도 별로고
그래서 이제 안 오려고
그냥
한 번 와 봤어
오늘은 정말 너무 할 일이 없었거든

그냥 왔어
할 일이 없어
걷다보니 너희집가는
버스가 내 앞에 멈춰

별로인걸
이제 알게됐어
혼자앉아 먹는
김치 삼겹은 맛이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