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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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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있는 거 알아
지금 내가 뱉어 너에게 던져진 말들
굴러 굴러 네 발 앞에 탁
알아 알아 네가 날 볼 때
나도 나를 가엽게 보네
이미 내가 나를 이렇게

나도 날 바라 바라 바라볼 때 두 눈을
감아 감아 감아 감아 감아
나도 내 얘기 얘기 얘기할 때 두 귀를
닫아 닫아 닫아 닫아
나도 이런 게 좋지 않다 하지만
오늘도 그림자를 따라 그려
오늘도 그림자를 따라 그려

줍지 않은 내 말들이
지저분하게 또 네 앞에 애원을 하는데
더러 더러 네 발목에 착
더듬더듬 기어가는데
나도 내가 구차해지네
이미 내가 나를 이렇게

내 말들이 너의 입속에
네 귓속에 네 뱃속에 네 눈 속에
네 마음속에
들어 들어 가고 싶어
아래를 내려다보면
그저 따뜻해지고 싶어
따뜻해지고 싶어

나도 날 바라 바라 바라볼 때 두 눈을
감아 감아 감아 감아 감아
나도 내 얘기 얘기 얘기할 때 두 귀를
닫아 닫아 닫아 닫아
나도 이런 게 좋지 않다 하지만
오늘도 그림자를 따라 그려
오늘도 그림자를 따라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