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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이 책을 마치며

23, 이 책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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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자꾸 떠올라
우리 처음 만난 날
무슨 생각으로 그 밤에 너를
보러 난 멀리 갔을까
이제 와 보면 안 아까워
오히려 그때 보다 더 멀리 난
왔는걸 나는 서성이고 있어 아직

우린 한강을 걷다가
시시콜콜한 대화가
심심하지 않게 우릴
어느새 가까이 안착
새벽까지 걸으며 얘길 나누다가
심야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거야
창문 밖은 아름다워
보이는 게 없는 데도 난

여태껏 그 겨울에 갇혔어
너가 돌아올까 봐
만약 뭐를 두고 갔다면 여기에
찾으러 오지 않을까 얘기해
어딨는지 다 알아
그게 뭐든 다 말이야
기다림은 익숙해 난
너만 괜찮으면 돼 난

너무 보고 싶었는데
꿈속도 너였는데
넌 그게 아니라는 게
날 무너지게 해
너에게 난 이젠 무엇도
아닌가 봐 그런가 봐

시간이 꽤 많이 흘러
생각도 꽤 많이 바뀌어
너 없인 못 지낼 거라 생각했지
지금도 그닥 잘 지내는 건 아니지만
나도 가야지
모든 건 흘러가듯이
너에 대한 곡도 이제 이게 마지막
너도 그동안 불편했겠지 알아
오늘까지만

그 겨울에 갇혔어
너가 돌아올까 봐
만약 뭐를 두고 갔다면 여기에
찾으러 오지 않을까 얘기해
내일부턴 괜찮아
안 올 거란 걸 알아
그때의 우린 너무 아름다웠어
아니 그때의 너가 아름다웠어
안녕 잘 가

갈게
잘 지내
행복해
미안해
좋아해
아직도
사랑해란 말은 하지 않을게
참을게
숨길게
버릴게
걸을 때
가끔씩
널 생각해
천천히
널 보낼게

너무 보고 싶었는데
꿈속도 너였는데
넌 그게 아니라는 게
날 무너지게 해
너에게 난 이젠 무엇도
아닌가 봐 그런가 봐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