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작고 희미한

가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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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거짓 없이 빠르고
내 몸은 한없이 더디고
낯선 곳에 서 있는 나를 상상하다가
옷소매를 질끈 잡는다

바람이 우는 소릴 듣다가
읽을 수 없는 구름을 멍하니 보다가
삶의 반대편으로 달려가는 빛들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아무렇게나 매달린 나뭇잎
어떻게든 날아가는 작은 새들
무수히 많은 발자욱들을 세다가
방 창문을 굳게 닫는다

가을바람이 불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