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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의 일기장 - 우아한 여자

우아한 여자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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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봤다.
주말 드라마에서 예쁜 여자 주인공도 밥을 먹었다.
넓은 접시에 달걀 프라이만 한 고기를 놓고
포크와 칼로 손톱처럼 작게 잘라서 먹었다.

아빠 : 이야~ 진짜 우아하게 밥 먹네~

아빠가 여자 주인공을 보고 감탄했다. 그
러더니 혀를 끌끌 차며 나와 엄마를 바라봤다.
상추쌈을 주먹만하게 싸서 입에 넣던 엄마가 멈칫했다.
나는 고등어 한 점이라도 더 먹기 위해
미미와 싸우던 젓가락질을 멈췄다.

아빠 : 자두야,
저 주인공은 우아한 게 몸에 배어 있잖아.
너도 저러면 좋겠다.

참나 우리 집에는 포크도 없고
음식 먹는 칼도 없는데 어쩌라구.
그리고 저런 고기는 구경도 못해봤다.

엄마 : 우아한 거 좋아하시네, 모르는 말씀!
저렇게 먹어서는 기운 없어서
당신하고 자두 사고 치는 거 뒤치다꺼리도 못해.

엄마가 상추쌈을 입에 넣고
볼이 터지도록 우물거렸다.
그리고 오늘 점심 급식 시간에 돈가스가 나왔다.

은희 : 나는 작은 거 여러 개 주지 말고
큰 거 한 덩어리 줘.

은희가 급식 당번에게 말했다.
그러더니 가방에서 포크와 칼을 꺼냈다.

은희 : 급식표 식단을 보고
오늘 돈가스가 나오는 걸 알았지.
돈가스나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이렇게 먹어야 우아해.

은희는 주말 드라마 여주인공처럼
돈가스를 썰어 먹었다.
다른 반찬은 먹지 않았다.
목에는 냅킨인지 뭔지를 둘렀다.

은희 : 자두 너는 돼지처럼 허겁지겁 먹니?

돼지라니! 나는 결심했다.
나도 우아하게 밥을 먹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