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나태주 시인 시낭송 1집 - 별것도 아닌 사랑

선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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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몇 가지고 나왔습니다
당신 가신다기에 멀리 떠나신다기에
준비 없이 허둥지둥 몇 가지 들고 나왔습니다

책장에서 아끼던 옛날 책 몇 권 빼내고
오래 전부터 간직했던 만년필 한 자루 꺼내고
시간 날 때마다 당신 붓글씨 쓰고 싶다기에
화방에 가 벼루와 먹, 그리고 붓과 화선지
얼만큼 사 가지고 와 손 내밉니다

그러나 정작 당신에게 드리고 싶은 것
눈에 보이는 그 어떤 물건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내 마음이라는 것을
당신도 이미 아시는 일입니다

이것들 드리면서 울먹이는 나를 향해
당신 눈가에 보일듯 말듯 이슬을 만들어내시는군요
그 이슬 나에겐 또 그 어떠한 선물보다
귀하고 값진 선물임을 나는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