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한예 (HANYE) 2015.12.09 11
불을 끄면 어느새 휙 몰아쳐
슬그머니 기어나오는 나
더러움과 탐욕을 가득 품고서
쫄래쫄래 어슬렁거려 나

나는 벌레 한마리 외롭고도
고독한 어둠속에 빠라밤빠
나는 벌레 세상의 모든 짐을
다진듯이 그저 느릿느릿느 릿

얼레 나보고 놀란 가슴
사정없이 내리쳐
헐레 나 이대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걸까 아아아아

어두운 발걸음에 휙 휩쓸려
빙그르르 굴러다니는 나
나를 쫓는 비웃음 하! 들려와
우물쭈물 숨어버리는 나

나는 벌레 한마리 외롭고도
고독한 어둠속에 빠라밤빠
나는 벌레 세상의 모든 짐을
다진듯이 그저 느릿느릿느릿

나는 벌레 한마리 외롭고도
고독한 어둠속에 빠라밤빠
나는 벌레 세상의 모든 짐을
다진듯이 그저 느릿느릿느릿

나는 벌레
나는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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