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기는 빠지더라

장기하와 얼굴들 2016.06.13 1,187
고기 냄새도 (싹)
생선 냄새도 (싹)
찌개 냄새도 (싹)
담배 냄새도 (싹싹)

티셔츠랑 청바지 외투랑 목도리
옷걸이에 걸어서 
바람 부는 창가에
탈취제를 칙칙칙 잔뜩 뿌려서 
이삼일을 놨더니 
빠지기는 빠지더라

빠빠빠빠빠빠빠 빠바빠바빠 
빠지기는 빠지더라
빠빠빠빠빠빠빠 빠바빠바빠 
빠지기는 빠지더라
빠빠빠빠빠빠빠 빠바빠바빠 
빠지기는 빠지더라
빠빠빠빠빠빠빠 빠바빠바빠 
빠지기는 빠지더라


샴푸냄새도 (싹)
향수냄새도 (싹)
핸드크림 냄새도 (싹싹싹)
바디로션 냄새도 (싹) 

이불이랑 베개랑 매트리스 시트랑
소파랑 쿠션에 배겨버린 냄새가
정신 나간 놈처럼 맨날 퍼마시며
몇날 며칠을 지내니 
빠지기는 빠지더라

매일 밤 머리 끝까지
 술이 올라 엉엉엉엉 울 기력이나 
정신 머리가 전혀 없이 
나는 침대로 직진 
그러나 잠이 들어버리기 직전 
어김 없이 니 냄새가 진동
정신은 번쩍 그 많고 많았던 
밤들이 와르르르르르르르르르 
억장을 무너뜨리는 날들이 
절대로 안 끝날 줄 알았더니 
목이 늘어나버린 티에서 나던 
니 냄새마저 빠지기는 빠지더라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너의 민낯에서 풍기던
아주 흐릿하고 향긋한 
냄새마저 빠지기는 빠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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