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캐스커 (Casker) 2016.09.01 75
그럴 수 있다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어
연약한 평화를
굳이 깨고싶진 않아서

차가운 결심이 
내 몸을 떠밀듯 밀려와
천천히 공기는 얼어붙어

넌 멀리 있구나
마주 앉은 거리보다
어디서든 닿을 수 있다고
믿어왔는데 

시간이 됐구나
생각조차 못했는데
너무 빨리 너무 빨리
아무 것도
하지 못한채로 또

후회는 없냐고
웃으며 너에게 물었어
무너진 마음을 애써
들키지는 않으려

메마른 감정이
내 몸을 떠밀듯 불어와
천천히 세상은 말라붙어

어쩔 수 없구나
믿음이란 이렇게도
파리하게 무너져 버리는
것이었구나 

짧기만 한 밤은
이렇게도 잔인하게
또 새로운 아침 해를
아무렇지 않게
허락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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