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걸음을 맞춰
걸어 본 적도 없고
따뜻한 두 손을
잡은 적도 없어
목소릴 들으며
통화 한 적도 없고
추억할 너라곤
하나 없는
낯설기만 한
지금 이곳에서
문득 떠오른
네 생각에 잠겨

잊었던 기억을 꺼내어 보다
날 웃음 짓게 만들던
꿈같은 너의 얼굴을 그려봐

담담하게 전하는
이별의 말투도
내가 좋아하던 네 모습이라서
아무것도 떠오르지가 않았어
그저 가만히 널 바라보다
한참을 듣던 네 목소리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었지

포근한 너의향길 불러내려
애태우던 밤들도
이제는 흩어져 버려
희미하고

두 눈에 가득
담아 두고 싶던
눈부신 모든 것도
까맣게 지워 버린지 오랜데

잊은 듯 해도
선명하게 찾아오는
너의 기억이
가끔 이렇게 한참이나
곁에 머무르는 날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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