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이면

휘성 (Realslow) 2005.11.03 366
시간이 자꾸 빨리 흘러서 
애꿎은 시계 마저 부수고 
사랑한 날을 거꾸로 세며 
아직 그대만 기다리죠 

우리 함께 있던 날이 많아요 
걷던 길이 너무 많아요 
그 시간들을 더듬어 보며 
기억을 살려내죠 

일년이면 입 맞추던 
기억을 잊고
더 지나면 목소리도 
까맣게 잊고 
나만 혼자 
파란 봄과 하얀 겨울 
속에 추억들과 살아도 

십년이면 나도 지쳐 
그대를 잊고 
더 지나면 다시 사랑 
못할 것 같아 
단 하루도 못 가게 잡고 
헤어진 그 날에 살죠 

시간이 자꾸 빨리 흘러서 
얇아진 달력마저 가리고 
못해준 생일까지 챙기려 
그대 사진에 선물하죠 

내가 못한 일이 너무 많아요 
주지 못한 것도 많아요 
다 해준다던 내 거짓말도 
두 번 다시 못 하지만 

일년이면 입 맞추던 
기억을 잊고 
더 지나면 목소리도 
까맣게 잊고 
나만 혼자 파란 봄과 하얀 
겨울 속에 추억들과 살아도 

십년이면 나도 지쳐 
그대를 잊고 
더 지나면 다시 사랑 
못할 것 같아 
단 하루도 못가게 잡고 
헤어진 그 날에 살죠 

그대가 돌아올 날 
늘 오늘 일지도 몰라 
언제나 서둘러 눈 뜨고서 
그대가 떠나간 그날에 입던 
옷을 다시 꺼내 입고 
그대 마중을 나가는 나 

일년이면 입맞추던 
기억을 잊고 
더 지나면 목소리도 
까맣게 잊고 
나만 혼자 파란 (그대가) 
봄과 하얀 (없는 난) 
겨울 속에 추억들과 살아도 
(겨울을 혼자 보내도) 

십년이면 나도 지쳐 
그대를 잊고 
더 지나면 다시 사랑 
못할 것 같아 
(난 못할 것 같아) 
꿈에라도 그대를 안고 
(그대를 안고서) 
남겨진 사랑하다가 

일년동안 입맞추던 
기억을 잊고 
어떻게든 목소리도 
힘들게 잊어 
내가 다시 파란 봄과 
하얀 겨울 속을 
행복하게 살도록 
(겨울이 행복하도록) 

그댈 보낸 길마저도 
밟지 않아요 
그대 닮은 사람마저 
미워해봐요 
또 들려오는 그대 소식에 
내 귀를 막아보다가 
그대라도 행복하기를 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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