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 Of April

이선지 (Sunji Lee) 2018.04.11 19
첨예한 시대정신과 섬세한 역설의 감성

4년 전 어느 봄날. 설렘과 긴장을 가슴에 품고 항해를 떠난 사람들이 있었다. 상당수는 생의 봉오리를 채 피우지 못한 파릇한 청년들이었다. 항해는 무난히 끝을 맺을 수 있었지만, 영영 돌아오지 못할 여정이 되고 말았다. 그 항해가 세상을 바꿨다. 가장 큰 변화는 우리로 하여금 국가, 사회, 가족, 그리고 나 자신에 이르기까지 많은 걸 되짚어보게 했다는 사실이다. 이 앨범은 재즈 피아니스트 이선지가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수년에 걸쳐 한 자 한 자 적어내린, 우리 스스로에게 바친 헌사이자 감성 어린 고백록이다.

외견상 앨범은 서주, 중주, 후주에 해당하는 세 곡을 꼭짓점으로, 그 사이의 공간을 묵직한 두 개의 모음곡(suite)이 차지한 구성을 갖는다. 현악 앙상블이 큰 역할을 하는 가운데, 피아노 트리오 곡도 적절히 배치돼 있다. 시작과 함께 귀를 사로잡는 강렬한 멜로디의 첫 번째 모음곡은 “4월의 노래”. 후반부의 두 번째 모음곡은 ‘새야 새야’를 모티프로 한 “새의 노래”다. 서주, 중주, 후주라 칭했으나 그 자체로 독자적 이미지를 지닌 세 곡은 ‘고요한 사건’, ‘봄, 블루스’, 그리고 ‘빛의 노래’. 앨범의 말미엔 ‘봄, 블루스’의 또 다른(꽤 인상적인) 테이크가 실려 있다. 2008년에 첫 리더작을 발표한 이선지의 여섯 번째 앨범, 타이틀은 [Song of April].

'Song Of April 1'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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