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 of neon

형광소년 2020.01.30 22
“베개 밑엔 가끔 슬픔이 숨어있어, 나는 잠들기 전 슬픈 생각을 하곤 했다.”

때때로 날 찾아오는 무기력과 우울감이 있다. 스스로를 다독여봐도, 사람들 속에 녹아보려 해도 쉬 나아지지 않던 그 따끔한 느낌. 한번 찾아오면 세상이 끝난 듯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흐릿해지던 그 감정. 

처음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시간을 지나 그 우울감이 이제는 내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느낌들은 내 마음대로 움직여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었으니까. 통제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서야 비로소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던 그 감정의 실체는, 사실 그리 대단한 건 아니었다. 드러내 말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이기도 한 것 같았다. 이제 나는 어두움에 익숙해졌고 그 기분을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 날 괴롭히는 불청객이 아닌, 아무 때고 무심히 찾아와 별일 없던 것처럼 다시 떠나가는 오래된 동네 친구처럼 말이다.

무력감의 순간들을 잡아 초점을 맞춰 악기를 연주하고 리듬을 쌓아 올렸다. 잘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잠깐 접어두고서, 손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한 달에 두 곡씩 반년 동안 작업했다. 그 결과물들을 모아 놓고 ‘Unnamed Feeling’이라 이름 붙였다. 이 기분들이 누군가에게는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가 되길 바란다. 서늘하게 다가서는 멜랑콜리의 사운드를, 여럿 말고 혼자서, 낮보다는 차가운 밤에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Credits

Produced, Composed, Arranged by 형광소년(Fluorescence Boy)
Mixed, Mastered by 형광소년(Fluorescence Boy)

Except
Bass Arranged by NUNNUN(odyssey)
Composed Johnny Marks(rudolph)

Designed by 프로젝트 스튜디오(Project Studio), 형광소년(Fluorescence Boy)
Videos by 프로젝트 스튜디오(Project Studio), 형광소년(Fluorescence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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