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꽃

일육쌈 2022.03.30 9
모두가 떠난 바다
거센 파도가 간 뒤
간신히 들리는 불꽃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혹시나 잊혀질까 누군가 싫어할까
어차피 바뀌지 않을 소리에 맘을 한껏 줬지만

나만 아는 답이야, 어느 누구도 알려주진 않아

타버린 불꽃을 본 적이 없어서
쓸쓸히 남겨진 재를 만진 적도 없어서
조금은 두렵기도 하고 조금 아프기는 해도
굳이 붉지 않더라도 부디 흔들리지 않기를

열심히 살란 말에 문득 궁금해져
불꽃을 향해서 달려가는데 왜 난 자꾸 불안해

모르는 게 많아서 자꾸 제자리걸음만 같아서

타버린 불꽃을 본 적이 없어서
쓸쓸히 남겨진 재를 만진 적도 없어서
조금은 두렵기도 하고 조금 아프기는 해도
화려하지 않다해도 부디 흔들리지 않기를

흔들리지 않기를

타버린 불꽃을 본 적이 없어서
쓸쓸히 남겨진 재를 만진 적도 없어서
조금은 두렵기도 하고 조금 아프기는 해도
굳이 붉지 않더라도 그대 회색 꽃이어도
의미조차 없단 말에 부디 흔들리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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