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Visualizer)

유채훈 2022.07.08 18
오랜만에 아무 일도 없는 오후
무작정 길을 나서 발길 가는 대로

구름 없는 하늘에 
꺼내 든 작은 카메라
네모난 창으로 
번져오는 초록이 짙어지면

멀리 가도 좋겠어
한참을 걸어도 또 걸어도
이런 날도 좋겠어
어디든 이어진 이 길을 따라서

내리쬐는 태양도 
서둘러 자릴 내준 밤
네모난 창으로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다면

멀리 가도 좋겠어
한참을 걸어도 또 걸어도
이런 날도 좋겠어
어디든 이어진 이 길을 따라

걷다가 힘이 들면
차갑게 한 모금 마시면 돼
불어오는 바람에
어느새 식어버린 이마 땀방울

선명하게 내 하루를 담아둘게
언젠가 지친 네가 날 꺼내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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