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야 돼 (Feat. 최엘비 (CHOILB))

다를 거 없이 그렇고 그런 하루가
흐르고 흘러가 모퉁이에 다다라
쌓이고 쌓이면 그게 어른인 건가
좀 나아지려나 엄마 아빠처럼 

사사로운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거야
물에 반쯤 잠겨도 금새 뿌리 내릴 거야
부질 없는 것도 다 이유가 있을 거야
색을 잃어가는 것들도 아름다울 테니까 

커야 돼 커야 돼 커야 돼 커야 돼
아직 더 커야 돼 한참 더 커야 돼 우뚝 솟아야 돼 
아디오디오디오 

무릎 아픈 것쯤 어때 뭐
이렇게 꼬아선 다리론
온전히 설 수 없어 자리로
돌아갈 의지만 있다면 뭐
안짱이든 팔자든 상관없어 

오늘 어땠냔 말에 딱히 대답할 말이 없다면
그럼 아마도 꽤나 잘 살아낸 게 아닐까 
그렇게 믿는 편이 더 나을테니까

엄마가 틔운 싹은 점점 나무가 되어가
날 담아두신 화분이 좁아져 언제부턴가
뛰쳐나간 온실 밖은 생각보다 더 매섭다
등 뒤로 들려온 말은 곱게 자라라 재성아
엄마의 기대완 달리 아무렇게 뻗은 가지
내 나이도 어느덧 삼십 이건 
내가 원했었던 모양이 아니지만
만들었다고 난 내 안에 열매가 열릴 자리를
내가 부러져도 보이는 실수의 
나이테는 흉한 게 아님을
보여주려면은

커야 돼 커야 돼 커야 돼 커야 돼
아직 더 커야 돼 한참 더 커야 돼 우뚝 솟아야 돼 
아직도 한참 멀었어 더 커야 돼

사사로운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거야
물에 반쯤 잠겨도 금새 뿌리 내릴 거야
부질 없는 것도 다 이유가 있을 거야
색을 잃어가는 것들도 아름다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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