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인생

밤하늘 2023.09.25 9
사랑은 휘발하고
찌꺼기는 다 내 꺼야

추억은 휘발하고
맘자국만 깊게 파였네
 
사랑은 휘발하고
나한테는 악취 미래도

추억은 휘발하고
나한테만 유독 지독해

그때 왜 나한테
나밖에 없다 그랬어

네 마음은 연기 같았고
내 마음은 혼자 메웠어

뜨겁기만 하고
따듯한 적 없었던
너를 게워 내 탄내 탓이야

사랑은 휘발하고
네 마음은 요절했지

추억은 휘발하고
내 마음은 안락사했어

인생은 휘발하고
난 시들은 꽃봉오리야

청춘은 휘발하고
난 파릇해봤자 꽃받침이야

그때 왜 나한테
천재라 그랬어요
나 벌써 아가보다
아빠에 가까운데

이렇게 될 줄 알고서
태어나자마자
그렇게 펑펑 울었었나 봐

인생은 휘발하고
오늘 마저 그리 울 거야

청춘은 휘발하고
내일도 나는 더러 울 거야

그때 왜 나한테
더 살아가라 했어요
그때 왜 나한테
더 살다 가라 했어요

그때 왜 나한테
더 살아가라 했어요
그때 왜 나한테
더 살다 가라 했어요

왜 나한테
다 사라진다 했어요
왜 나한테
다 살아진다 했어요

난 온갖 검은 재투성이라서
기도가 다 막혀버린 걸까

인생은 휘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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