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필

이우 2023.10.23 46
그저 공허한 내 마음속엔
많은 게 흔들리고 있나 봐
반으로 접어둔 종이가 다 차도록 
단 한 줄도 널 비워 내질 못해

난 이렇게 손끝에 많은 걸 쥐고
내려놓는 법을 다 잊은 채 살아
여전히 버리지 못한 낡은 문장들로
이미 다 끝난 이야길 하고 있으니

이 노래에 써 내려간 너와 나의 흔적과
또렷했던 모든 게 다 여기 번진다
휘갈겨 쓴 모든 게 자꾸만 눈을 가려와서
몇 번 연습해도 네 이름 세 글자는 지우지 못해

난 이렇게 손끝에 힘을 뺀 듯이
수많은 감정을 흘려 쓴 채 살아

아직도 지우지 못한 흔적을 붙잡고
이미 다 끝난 이야길 하고 있으니

이 노래에 써 내려간 너와 나의 흔적과
또렷했던 모든 게 다 여기 번진다
휘갈겨 쓴 모든 게 자꾸만 눈을 가려와서
몇 번 연습해도 네 이름 세 글자는 지우지 못해

차갑게 돌아선 네 뒷모습 넘어
얼마나 크게 소리쳐야 이 노래가 네게까지 들릴까

흐릿하게 쓰여질 이 그리움과 아픔도
읽기 힘든 추억으로 쓰일 오늘 밤
흘러가는 시간이 그 안에 서로를 지운다면
난 오늘이 가도 내일이 아닌 어제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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