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윤상 2009.09.11 76
이젠 출발이라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 
한낮의 햇빛이 커튼 없는 
창가에 눈부신 어느 늦은 오후 
텅 빈 방안에 가득한 
추억들을 세어보고 있지 우두커니 
전부 가져가기에는 
너무 무거운 너의 기억들을 
혹시 조금 남겨두더라도 
나를 용서해 날 미워하지마 

녹슨 자전거 하나 겨우 
몇 개의 상자들 움켜쥔 
손에는 어느샌가 따뜻해진 
열쇠 그게 다였는데 
결국 다 그런 거라고 
내 어깨를 두드려줄 
너는 어디 있는지 

전부 가져가기에는 
너무 무거운 너의 기억들을 
혹시 조금 남겨두더라도 
나를 용서해 날 미워하지마 
전부 가져가고 싶어 
곳곳에 배인 너의 숨결까지 
손 때 묻은 열쇠 두개가 
닫힌 문 뒤로 떨어지는 소리
앱에서 영상보기
상세보기
 님 프로필 이미지
리뷰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