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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난 그래

나가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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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푸름이 찾아온 도시
떠나온 지 어느덧 8개월
이제는 익숙해져
늘 이곳에 있던 것 같아
아직은 여기가 지겹진 않아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던 공간 속
생소한 내 모습을 볼 때면
이상하리 만치 지금이
아주 조금 더 익숙해
아직은 여기가 사랑스러워

설렘과 두려움이 나를 흔들던
시작점에 난 온데간데없고
딱 맞는 옷 입은 것처럼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익숙하고 당연한

푸른 하늘 길냥이 산책로 공원
사진 속에 담아는 보지만
햇살이 주는 따스함
바람에 묻은 꽃내음
이젠 모두 여기 두고 가야 하네

떠나올 때 두고 온 것들이
이젠 여기 두고 갈 것들이
그림 속에만 담기엔
사진 속에만 두기엔
벌써 먹먹해

설렘과 두려움이 나를 흔들던
시작점에 난 온데간데없고
딱 맞는 옷 입은 것처럼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익숙하고 당연한
한 번도 내 것이었던 적 없기에
가져갈 수는 없겠지만
아끼지 않은 적 없기에
두고 갈 수도 없는
벌써 그립고 아득한 나의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