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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어

제 2막 어른스럽다고 생각했어 (Feat. 도우진 & 김성진 & 권형구 & 김나영 & 박지원 & 윤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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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밖, 내 일상은 무기력했어
움직이기도 싫고 자꾸만 잠이 쏟아졌어
알 수 없는 감정들이 하나둘씩 몰려왔어
어느새 한숨들이 습관처럼 쌓여갔어
(휴... 에휴... 하... 음... 아휴... 하아.... 휴....)
하지만 어렸을 때처럼 엉엉 울지 않고
마음을 꾹꾹 누를 수 있었어.
그런 내가 대견했어.
어른스럽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런 생각도 잠시였어.
사실.. 나는 무너지고 있었어.

난 대견해 (아니 한심해)
잘 견디고 있어 (더는 견딜 수 없어)
나는 멀쩡해 (아니 미칠 것 같아)
다 지나갈 거야 (바뀌는 건 없을 거야)

시끄러운 속을 달래줄 사람은 없었어.
그건 순전히 내 몫이었지.
친구들은 너무 쉽게 나를 판단했어.
‘그건 내가 아니야!’
말할 수 있는 힘이 내겐 없었어.
그래서 늘, 마음속으로만
그 말들에 리플을 달았어.

쟨 좀 심각해 (‘난 심각한 애가 아니야!’)
존재감이 없어 (‘니들도 내겐 존재감 없어!’)
너무 못 어울려 (‘안 어울리는 것뿐이야!’)
쟨 왜 사는 걸까

나를 보는 내 마음은 점점 더
짜증과 피곤으로 얼룩져갔어.
그런데 무슨 공부를 해? 무슨 꿈을 꿔?
어른들의 조언은 전혀 쓸모가 없었어.
오히려 내 반항심만 일깨웠지.

노력하면 돼 (‘뭐가 되는데요?’)
늦었다고 생각하는 그 때가
가장 빠른 때란다 (‘그게 말이 돼요?’)
열심히 공부를 하면
성공을 할 수가 있지 (‘아... 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즐기라구요?... 즐...’)

지나가는 작은 말들에도 내 신경은 곤두섰어.
몸은 무기력했지만, 정신은 날카로웠어.
한가해 보이지만,
쉬지 않고 헤엄을 쳐야만 하는 오리처럼...
괜찮은 척했지만, 괜찮지가 않았어.
그냥 모든 게 사라졌으면... 했어.
모든 게 사라지기를... 기도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