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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

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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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레모네이드
물기가 맺힌 유리창
베란다에 화분들
차가운 물로 씻어내고
지금도 무성하기만 한
가로수 아래 텅 빈 놀이터
벤치 위 누군가 놓고 간
제비꽃 수놓아진 손수건

졸음이 와 늘
구름과 시간은 멈춘듯해
잠들기 전이 늘
하루 중 난 가장 행복해

서늘한 하늘
새로 빤 침구
꼬마들에 웃음
그늘진 골목을 맴도네

졸음이 와 늘
우리가 벌써 잊은 긴 밤들
잠들기 전엔 늘
돌아오고 난 싶지 않아

서늘한 하늘
새로 빤 침구
꼬마들에 웃음
그늘진 골목을 맴도네

달 같은 가로등
구름 같은 벌레들
시멘트 계단 틈 민들레
희미하게 들리는 TV 소리
낡은 티셔츠
더 낡은 스니커즈
우주로 솟은 주상복합단지만이
지금이 미래인 걸 알려주네

졸음이 와 늘
우리가 벌써 잊은 긴 밤들
잠들기 전이 늘
돌아오고 난 싶지 않아

서늘한 하늘
새로 빤 침구
꼬마들에 웃음
그늘진 골목을 맴도네

졸음이 와 늘
구름과 시간은 멈춘듯해
잠들기 전엔 늘
하루 중 난 가장 행복해

서늘한 하늘
새로 빤 침구
꼬마들에 웃음
그늘진 골목을 맴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