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2005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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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한두 번 정돈
더 사랑해볼 것 같아

비 고인 손금같이
기울여 날 훑어줄까

아무도 이런 날 말해주지 않아
홀로 신을 적시고
뻔하게 비옷을 챙겨 입었을
당신이 오늘 난 싫어

낮은 아파트 어스름한
구석 천장에 달이 고일까
내 몸을 감싸고도 남는 우산
위를 세차게 때리는 비
그 비

해가 낯을 붉히면
고였던 우린 메말라

흠뻑 적신 꿈들도
하얗게 질려 떠나가

습했던 마음도 아무렇게나
널어놓았을 당신과
미처 마르지 못한 옷을
서둘러 챙기는 내가 싫어

낮은 아파트 어스름한
구석 천장에 달이 고일까
내 몸을 감싸고도 남는 우산
위를 세차게 때리는 비
그 비

아무도 없는
나의 동네에
우연도 아닌
네가 다가와

뭐라 말하네
빗속에 묻혀
다시 후드득
다시 후드득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