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안개의 말

안개의 말

공유하기
아_ 아_ 아_ 숨을 내쉬면,
목소리가 피어올랐다 흩어진다.
안개 같은 말의 입자들은
눈을 가리고, 입술을 뒤덮어

맺혔다 가끔 흘러내린다.
눈동자에 묻은 물방울은
입술에 닿아 고인다.
핥아 봐도 짜지 않아.
어쩌면 이건 내가 아니라
네가 피어올린 안개일지도 모르지만
한 모금 마셨다 뱉으면
이젠 누군가의 말이 아니야
뒤섞인 숨, 여전히 흐릿한
닿지 못하고 떠다니는 말의 입자들.
눈을 찡그리고
입술을 깨물어도
안개 같은 말들은 전해지지 않고
피어올랐다가 흩어질 뿐
아무리 혀를 굴려도 뭉쳐지지 않고
씹어 삼키려 해도
이빨이 맞부딪칠 뿐인
안개의 말
그럼에도 말은
누군가에게 닿으려고
절박하게 나아간다.
혀끝에서 허공으로 뛰어든다.
고요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춤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