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안개의 말

안개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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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

앨범유형
싱글/EP , 인디 / 가요
발매일
2021.01.04
앨범소개
시의 언어를 선율에 얹어 노래하는 ‘선경’의 두 번째 EP [안개의 말]

‘...그럼에도 말은, 누군가에게 닿으려고 절박하게 나아간다. 혀끝에서 허공으로 뛰어든다. 고요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춤춘다.’


TRACK

1. 너의 그림자
피아노는 미로 속으로 안내한다. 베이스는 심장 고동 소리로 울리고, 드럼은 멈추지 않고 걸어간다. 여기저기 서성이는 너의 그림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귀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들을 수 있었던 건 심장 소리뿐. 미로를 빠져나온 뒤에도 잠시 내 심장은 너와 같은 속도로 뛴다. 다 알 수는 없고 조금 느낄 수 있을 뿐인, 너의 그림자.

2. 잎
계절이 바뀌어 낙엽이 지듯,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봄이 되면 새잎이 돋겠지만 겨울은 돌아오고 잎은 다시 말라 떨어진 것이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반짝이는 연둣빛과 풋풋한 냄새가 처음이라는 듯이, 가지에 물이 올라 잎이 터지는 그 순간 감탄하며 웃음을 터트리는 일. 이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노래는 주문을 외우고 악기들은 달려간다. 머리를 비우고 바람은 느끼면서.

3. 나의 달
까만 하늘에 노란 두 개의 달. 조용히 내 주위를 도는 나의 고양이 뭉크. 궤도를 돌아 다시 다가와 주렴. 달 없는 밤은 생각할 수 없으니.

4. 폐허
목소리와 악기가 하나씩 모여들어 춤춘다. 멋들어진 춤이 아니라 제의 같은 몸짓. 모닥불 주위를 돌며 주술을 걸거나 뭔가를 기원하는 춤이다.
쓰레기들과 쓰레기가 될 것들. 손댈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폐허. 하지만 결국은 다 부스러질 것이다. 폐허는 과정이다. 언젠가 녹색으로 뒤덮이기 위한, 빛나는 폐허.

5. 밤 산책
찬 바람이 불고 겨울이 온다. 저녁이 되었나 싶으면 금세 짙은 밤이다.
드럼은 행진한다. 여럿이 왁자지껄하게. 베이스는 가끔 겅중거린다. 뒤꿈치를 들고 팔을 젓는다. 피아노는 반짝거리고 목소리는 그 주위를 맴돈다. 앞서지도 뒤서지도 않고 나란히 걸어간다. 어두운 밤 포근한 달빛 속을, 반짝이는 별 아래 쓰러지기 전에 일어나는 춤을 추면서.

6. 안개의 말
‘낭송으로서의 노래’를 실험하는, 중첩된 목소리들로만 이루어진 곡. 목소리는 안개 같이 흩어진다. ‘...그럼에도 말은, 누군가에게 닿으려고 절박하게 나아간다. 혀끝에서 허공으로 뛰어든다. 고요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춤춘다.’


CREDIT

Produced by 선경
All songs written and composed and arranged by 선경

Vocal & Chorus & Guitar: 선경
Contrabass: 박수현
Drum: 유성재
Keyboard: 김수하

Recorded and mixed by 오영섭(에스뮤직스튜디오), 선경
Mastered by 이재수(소노리티마스터링)

Album Artwork by 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