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모든 밤들

black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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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내게 말한다.
안녕, 하고 처음 만난 사람처럼
매일 아침 내게 묻는다.
오늘 너는 어제보단 괜찮냐고
그럼 그 앤 또 대답한다.
어제도 오늘도 똑같은 사람이라고
그럼 나는 또 희미하게
두 손으로 입꼬리를 잡아당긴다

모두가 다 괜찮아 보여,
모두가 다 즐거워 보여
(걸어가네, 이생을 모래 위에 쌓으려)
내 소리 없는 폭포의 목적지는 하나뿐인데
(흩날리네, 그 모든 위태로운 눈빛들)
내 매일을 짓누르는 정답은 하나뿐인데

나를 구해줘요, 아니 내버려 둬요,
아니 구해줘요, 아니 내버려 둬요
손을 뻗으면 돌아오는 건 질문들뿐.
내게 물어봐 줘, 아니 물어보지 마,
아니 물어봐 줘, 아니 물어보지 마
언젠가는 괜찮아질까,
아님 언제까지나 함께일까
(우리는 사막이 되어 소용돌이치네
폭풍은 집어 삼킬 듯 가까워 오네)

매일 저녁 내게 묻는다.
오늘은 있고 싶은지 안 있고 싶은지
매일 저녁 내게 말한다.
지금 네가 있어 줘서 나는 괜찮아
그럼 그 앤 또 대답한다.
어제도 오늘도 너라서 다행이라고
(꿈틀꿈틀 기어 오네 살금살금 조여오네 )
그럼 나는 또 희미하게
두 손으로 입꼬리를 잡아당긴다
(거미는 둥지를 틀고 태양은 저 너머 내려
기억의 무덤에서 나올 줄을 모르네
소리 없는 폭포가 되어
바닥을 적시는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