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환상에게

환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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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일

앨범유형
싱글/EP , 인디 / 가요
발매일
2019.05.13
앨범소개
지일 싱글 4집 ‘환상에게’ 소개문

창의적인 록 음악를 지향하는 “지일(智日)”이 네 번째 싱글로 멜로딕한 곡을 내놨다.

네 번째 작품을 제작하는 데 있어 여러 뮤지션들의 노고가 따랐는데, 먼저 그들의 소개가 필요하겠다. 세션으로는 밴드 크르르(Krr)의 베이시스트 정석원과 기타리스트 진동현이 어김없이 녹음에 참여해주었고, ‘일류 ENT’의 대표, ILRYU가 프로듀싱과 편곡을 도왔다.

여태까지의 음반이 어느 정도는 대중을 고려하거나, 역으로 실험적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네 번째 곡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럼없이 밝혔다고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겠다. 원래 지일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적 스타일은 멜로딕한 분위기의 음악, 다시 말해 기능적거나 테크닉적이기보다는 지극히 멜로디에 의지하는 면모가 부각되는 음악이다. 물론 상업적인 성과를 중요시하는 현 대중 음악 시장 또한 창작적인 측면에서 부담없는 멜로디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으나 사실상 그것과는 상반되는 의미를 지향한다고도 볼 수 있다. 지일은, 멜로디는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독특해야 하며 다른 곡들과 차별화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비슷한 멜로디가 난무할뿐더러 그것들을 같은 장르로 획일화하는 은밀한 대중 음악계의 동향과 그 의미가 결코 같을 수는 없다는 말일 것이다.

실지로 지일이 음악을 하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는 생명력이 깃든 “멜로디”에서 나온 것이며 그 같은 생명력은 남들이 창안하지 못한 선율의 힘으로부터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옛부터 뮤지션들이 창작의 한계에 봉착하는 유일한 이유는 ‘멜로디의 과다’라는 과다한 망념 때문이다. 너무 많은 멜로디가 이미 소비되고 곳곳에 널브러져 자신이 장악할 음악적 영역이 더는 없다고 절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존 대중음악계의 그야말로 신앙적인 프레임이 너무도 뿌리깊이 박혀있는 탓이다. 대중이야 학습된 바가 있으니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창작의 장본인인 뮤지션들이 대중성 지향이라는 핑계로 창작적인 무능력을 덮어버리는 경우가 수두룩하니 이러한 선입관이 예술계를 예술가가 아닌 사업가의 무대로 변이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편견을 방치하는 합리화의 습관이 음악의 본질적인 목적, 즉 창의성으로부터 오랜 시간 떠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소설로 치자면 허구한 날 필사만 반복한다는 얘기다. 복제가 불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지나친 복제의 결과는 매번 어설픈 모방품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때껏 보인 대로 지일은 앞으로도 멜로딕한 음악 이외에도 다양한 음악을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 대중을 포용하는 음악(정녕 대중을 포용하는 특정한 음악 장르나 스타일이 있는지 심히 의구스럽지만)도 좋다. 그러나 진정한 뮤지션이라면 언어가 아닌 음악으로써 다양한 견해를 밝힐 수 있어야 한다. 상업 음악에 대자본이 관여하고 무수한 관중이 집중하는 이때,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지일의 행보는 모처럼 흥미롭다.

[Credit]

Composition: 지일
Arrangement: 지일, ILRYU
Lyrics: 지일
Producer: ILRYU
Vocal: 지일
Guitar: 진동현
Bass: 정석원
Chorus: 지일
Artwork: 조승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