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Two Moons

Two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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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scent Jazz Quartet 크레센트 재즈 퀄텟

앨범유형
정규앨범 , 애시드/퓨전 / 재즈
발매일
2019.07.01
앨범소개
아마도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의 상황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장르간의 교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재즈, 국악, 가요, 팝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콜라보 음반이 다수 발매되고 있다. 하지만 콜라보라고 해서 새롭게 대중의 관심을 끌거나 주류 가요계로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음악팬들은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 좀더 궁금해하는 상황이 전개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4인조 재즈쿼텟 크레센트(Cresent)는 정통재즈를 지향하며 재즈의 기본을 잃지 않는 사운드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초생달이라는 의미의 크레센트는 김정식(기타), 김성준(색소폰), 최민호(베이스), 상지훈(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재즈쿼텟으로서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 버클리 음악대학 동문이라는 것이다. 
버클리 음악대학은 색소포니스트이자 KBS관현악단장을 지낸 정성조가 1979년 최초로 유학을 떠난 이래 한국 가요계와 재즈계를 책임지고 있는 명뮤지션들이 거쳐가며 케이팝 탄생의 산실이 된 학교다. 크레센트 또한 정성조의 버클리음악대학 후배들로서 한국 재즈씬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노련한 뮤지션들이며 경북과학대학, 백석대학교, 서울디지털대학교, 한양대학교 등 다수의 대학 실용음악과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대한민국의 구석구석 곳곳에 재즈를 전파하고 있는 성실한 재즈맨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새 앨범은 어떨까? 총 9곡이 수록된 앨범에서 경북과학대학교 실용음악과의 학과장이자 맏형인 김정식이 6곡을 수록하였으며 외에 김성준과 상지훈이 참여하여 서로의 재즈적인 감성을 채워넣었다. 먼저 가장 많은 곡을 수록한 김정식은 2001년 피아니스트 조윤성과 함께 했던 'Reflection'에서 재즈기타의 매력을 한껏 발휘한 것에 비해 이번 앨범에서는 팀의 조화에 역점을 두었고 또한 다양한 형식을 담았다. 'Two Moons'과 'Chromatic Blue'에서는 기타와 색소폰이 중심이 되는 모던재즈적인 사운드로 마치 재즈 본연의 깊은 맛을 주는 반면에 [Old and New]에서는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즐거움이 넘치는 멜로디와 리듬을 주축으로 각 파트가 빈틈을 채워나가고 있는 흥겨운 재즈넘버다. 김정식의 재기발랄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5번 트랙 'Ars Nova'는 14세기의 프랑스의 필립 드 비트리의 새 기보법책 'Ars Nova'(아르스 노바)를 뜻하지만 당시의 경건한 교회음악을 넘어서는 다채로운 화성과 리듬의 곡이다. 또한 'There will never be another me'는 스탠다드 넘버 'There will never be another you'에 멜로디를 입힌 실험작으로서 원곡의 코드진행을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감상하면 스탠다드의 맛과 신곡의 양념이 어우러진 특별요리와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앨범에서 김정식이 재즈적인 면모를 이끌어갔다면 드러머 상지훈은 보다 대중들과 가까운 퓨전한 멜로디의 재즈를 구사한다. 그가 작곡한 ‘With You’는 재즈사운드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발라드와 재즈적인 화성의 조화가 일품인 작품이며 ‘One Step Behind’는 제목처럼 마치 한 발자국 뒤로 갔다가도 다시 앞으로, 그리고 여기저기를 돌게 만드는 드럼의 묘미를 보다 상세하게 전달해주는 곡이다. 
색소포니스트 김성준은 한 곡을 참여하였지만 그가 일일사운드를 통해 시도해왔던 힙합과 재즈의 믹스, 프리재즈적인 실험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 ‘Neo Format’을 수록했다. 단어의 뜻대로 이 곡은 비밥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포맷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의 재즈에 대한 경외를 느낄 수 있다. 마치 1950년대로 돌아가 스스로 찰리 파커의 친구가 된 듯한 김성준은 그곳에서 마치 어벤져스 멤버 토르가 그래왔듯 파커를 현대로 다시 끄집어 내어 새로운 기운에 맞추어 비밥을 연주해낸다. 
곡은 참여하지 않았지만 베이시스트 최민호의 스며들 듯 채워주는 베이스 연주 또한 앨범의 중요한 부분이다. ‘Berklee Bass Handbook’을 번역하고 2010년 발표한 정규앨범 'Ambit'에서 존 콘트레인과 스티비 원더를 넘나드는 창의력을 보여준 최민호는 이 앨범에서도 세련된 사운드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크레센트의 새 앨범은 이렇게 비밥의 전통을 기준으로 삼고 멤버들의 오랜 기간 동안의 합주를 통해서 서로를 이해한 후 각자의 개성으로 외연을 확장한 곡을 수록한 것으로서 큰 가치를 지닌다. 이 앨범은 재즈를 공부하거나 업으로 하려는 뮤지션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외에도 상업성을 쫒아 발매된 어설픈 히트가요와 팝 사이에서 식상하여 음악의 어딘가에서 방황하는 분이라면 더욱 들어볼 음반이다. 크레센트의 뜻처럼 초생달의 상태에서 4명의 멤버들의 연주를 들으면서 점차 보름달이 되는 자신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 본다. 크레센트는 그렇게 기념비적인 작품을 2019년 한국 재즈계에 던져 놓았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건

Album Credit

1. Two Moons 작곡 김정식 
2. Chromatic Blue 작곡 김정식
3. Neo Format 작곡 김성준
4. Old and New 작곡 김정식
5. Ars Nova 작곡 김정식
6. Yes I Have 작곡 김정식
7. With You 작곡 상지훈
8. There will never be another me 작곡 김정식
9. One Step Behind 작곡 상지훈

Guitar: 김정식
Saxophone:김성준
Bass:최민호
Drums:상지훈

Record at SJA  Studio
Record Engineer 김병욱
Mix and Master Engineer 오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