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정보

JY Lee

J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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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유형
남성/솔로
스타일
데뷔
2012년 / Be My Lover
아티스트 소개
스스로에게 JY Lee라는 이름을 붙이기 전의 JY Lee에게는 이정엽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JY Lee가 되기 전의 이정엽 군은 경기도 안양에 있는 어느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정엽 군은 그 고등학교의 평범한 학생들(그 평범한 학생에는 나도 포함된다)중 몇 가지 면에서 조금 달랐다. 우선 입학 직후에 본 모의고사 성적이 최상위권이었다. 그때 이미 청소년에게 금지된 어른의 놀이를 두루 즐겼다. 그리고 그때부터 음악을 한다고 했다. 그는 기타 보디에 온갖 걸 그려 놓고 나의 ‘쌔믹’ 기타라고 말했다. 삼익samick 기타였다. 

이정엽 군은 히데를 좋아했다. 히데는 일본의 그룹 엑스 재팬의 요절한 기타리스트다. 90년대 후반과 00년대 초반에 일본 노래를 듣는 건 아주 특이하지는 않아도 그렇다고 완전히 평범하지도 않았다. 그 후 이정엽 군이 듣거나 연주하는 노래는 꽤 많이 변했지만 10대 후반의 아이들이 오감으로 흡수한 건 놀라울 정도로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이정엽 군이 JY Lee가 되는 동안 나에게도 여러 변화가 있었다. 안양을 떠나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다. 잡지 같은 걸 하겠다고 잡지 에디터가 되었다. 여러 일이 있었고 여러 가지를 보았다. 여러 가지를 느꼈고 여러 장의 페이지를 만들었다. 그에 비하면 JY Lee가 바꾼 건 이름뿐이다. 여전히 안양에 살고 여전히 음악을 한다. 본인 입장에서야 여러 가지가 변했겠지만 지리적 환경과 직업이라는 인생의 큰 축이 여전하다. 

그 결과 JY Lee는 2000년 언저리의 타임캡슐같은 음악을 만들고 있다. JY Lee는 자기 음악의 각 부분에 놀라울 정도로 공을 들인다. 그 공들임은 연주의 면면이기도 하고 사운드의 질이기도 하다. 이를 테면 레코딩의 요소, 각 악기의 어울림, 더 나아가 특정한 악기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에 대한 본질적 탐구. 많은 사람들이 대충 하고 말 법한 일들에 대해 JY Lee는 계속 고민해서 뭔가를 만든다. 소리뿐 아니다. 음률의 흐름이나 곡의 구성까지, 그 결과 나온 건 내가 어릴 때 수입 음반으로 듣던 J-pop의 그것이다. 한국 가요도 미국 팝도 아닌 딱 일본 팝이다. 그게 무슨 말인지는 그때 음악을 CD로 들은 사람이라면 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내가 10대였던 90년대 후반도 레트로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중이다. 때맞춰 90년대풍 음악이 조금씩 트렌드가 되기도 한다. JY Lee의 음악 역시 90년대풍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JY Lee는 90년대풍이 아니라 90년대 그 자체다. 그는 90년대에서 한 번도 빠져나온 적이 없다. 최신 기술로 구형 구동장치를 계속 향상시키는 기계식 시계처럼, JY Lee역시 최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90년대 음악을 계속 만들고 있다. 

나는 가끔 JY Lee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를 설명해야 할 때 ‘안양 토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JY Lee는 작곡을 하고 대부분의 연주를 하고 사운드의 톤까지 자신이 만진다(엄밀히 말하면 요즘 JY Lee는 작곡과 연주와 노래까지 한다는 점에서 레니 크래비츠와 조금 더 가깝다). 원조 토이 유희열 씨는 이제 더 이상 그런 작업에 적극적이지 않다. JY Lee는 아직 그걸 하고 있다. 안양 자택의 녹음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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