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

나쑈 (NaShow) 2016.08.02 13
벌써 2년 반
시간 참 빨리 흘렀어
그동안 흘린 땀
마르기도 전에 다시 시를 써
그사이에 바뀐 건
반지하에서 꽤 넓은 창
비록 태양은 볼 순 없지만..
잊진 않아 삭막했던 삶
우리가 원했던 것들
이뤄냈던 이들은 회상해
1년짜리 일장춘몽을
그들은 배부르게 여름을 살고
여자들에게 겨울을 뺏기지
베짱이 같은 인생들
상실감에 두 번 세 번이라도
사막을 건너네
오아시스가 말라가도
두발은 그 길을 걷네
둔감한 사고는 눈 가리고
목표는 전부가 돼
신기루 위 야자수를 쥔 목마른
이 인생의 전부가 되니까
다 잃어버린 껍데기가
하루 살아가는 의미는
단지 다음 판
지금 이 불판 탈락한 이의
전문적 비판
비난이 되고 말지
시기심 때문에 시작된 일
못된 심보니까
우린 이때다 싶음 물고 뜯는
한심한 이리떼들이야
자 말해봐
매일 아침 눈 뜬 날?
또는 아침을 맞는 노트 앞
찢어버린 종이들이 몇 장?
마지막 줄을 채워놓기 전에
마셔버린 술은 지금 몇 잔?
내일, 다음으로 미룬 다음
오늘 창작의
고통이라고 부른 날?
그들과 나는 다르다며
남 씹는 시간?
내 가사를 쓰는 시간은
몇 시간?
래퍼를 괴롭혀 만든
이 문화는 내 주홍글씨
나 역시도 생채기 난 채로
신물이 날 만큼 굴려댔지
만신창이 돼도
여전히 꼭두각시
우린 사라지거나 살아지는
두 시스템 시스템
그런 식에도
씻어내지 못하는
나태를 낳는 방식
집착만 늘어나
누가 날 들어봐
알아봐 주기를 바라는 욕심에
노력해 본 적 있어?
네 왼쪽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해봐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억울해할 만한 자격 있어?
독 안에서 푸념 게으름이 일
그들의 노력을
가볍게 여긴 이
입으로만 말하는
그 위치와 운, 내 줄이 셋
이 모든 건 달콤한
꿈에 닿을 수 없어
난 이것들을 쓰기 위해서
벌써 사흘째
기약도 없는 쓰고 찢기를
반복하며 밤을 새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를 원망해
난 왜 만족할 수가 없나?
이게 나를 완성하게 될까?
대중이 만든 껍데길
대충 겉에 걸치고
나와 관계없는
별 관심 없는
남 씹는 행동이 다인 곳
뭘 위해서 나는 먹고
뭘 위해서 내뱉는지
날 위한 행위는 저 뒤에
위를 보는 버러지
그들이 정한 그 틀에
맞춰가며 살고 싶진 않아
짓밟힌 나를 값진 나로 찾지
발자취 가치가
나아갈 나침반
아침까지 내 창은
닫힌 상태야
마지막 마디 마침표가
나를 잠재울 약
가뭄같이 다 갈린
조각 끼워 맞추듯
몇 시간이 걸린대도
난 묵묵히 그걸
다 해내고 말지
난 신을 믿는 사람들처럼
내 안의 위안을 찾지
이것은 온전한 내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방식
내 부모님이 주신 능력인
동시에 축복이야
그래 호준아 멈추지 말길
이른 아침을
뜬 눈으로 맞이해도
절대 피곤하지 않아
비로소 난 하고픈 것들을
적고 뱉고 있어
나를 바라봐 주는
내 편만 옆에 있고
바들거리던 팔과 다리
다신 떨지 않아
나 아스팔트 위 두 다리
깊이 뿌리박고
남은 빈칸을 채워가
시대는 래퍼를 원했고
대중은 스타를 원해
그 결과 래펀 전부
글래디에이터가 됐네
우린 이 끝도 없는
무한 경쟁에 빠져서
포기보다 시길 먼저 배워
앞서간 이 뒤에서
그건 이것의
전부가 될 순 없어
우린 전보다 낫고 더 깊어
목소리 낼 수 있어
나도 전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중
굳은살이 박인 오른손
이건 나를 알리는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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