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젤과 그레텔

정준수 2016.11.25 10
오빠! 일어나봐
우리 여행간대
근데 바다가 뭐야?
새벽에 날 깨운 동생 목소리
문틈사이로들려 오는 목소리 
가족 여행에 신나 떠드는 말
설레임에 잔뜩
들뜨고 부푼 내 마음 

잠깐 깜빡 졸았어
여기는 어디지
지도에도 없는 숲속
스산한 귀뚜라미소리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우리는 던져졌어 
저 뒤로 멀어져만 가
엄마아빠 자동차 소리
 
동화책에서 읽었어
헨젤과 그레텔
아무걱정마 계속해서
오빠가 지켜줄게 
낮이면 산딸기 서리가 서린
찔레 꽃서리 
중 제일 맛난 은행 열매
가끔 운좋게 주운
과자 조각 몇개

밤이 되면은 두껍게 여밀
옷가지 하나 없이도
따스한 꽃그늘에 어리는
달 무리 흐르는 바람소리
혹 심심할런지 떠들어대는
착한동생의 어진 이야기 
하나면 추운 겨울 속에도
맘은 따뜻하지 yeah~
 
차가운 바람이 불어도 
버려진건 아닐지
슬픈 생각에 잠겨도 
눈물 흘리지마 
언젠가는 꼭 좋은 날이올거야

풀벌레도 잠든 열내린 아침 
마침 맛잇는 냄새가 난다며
말릴새 없이
뛰어나간쪽은 무시무시한
백발마녀가 사는숲속
산채로 아이들을 가둬두고
통채로 잡아먹는다는 곳

걸음이 찍힌 발자욱 따라가
너무나도 착한
동생이 좋아하던새
지저귀는 오솔길 헤치고 나가
으슬한 한기 가까워져
숨가빠져서 도착한 
곳은 사탕집 따윈 없는
그저 딱딱한 회색 바다

달리는 자동차들 소리에
덮혀진 채
건너편 도로로 튕겨져
날아 나가버린 동생의 신체
는 너무 작아
그에비해 너무나 큰 자동차가
사람들은 봐도 못본체
시체 위로 차들은
확인사살을 하며 지나쳐가

갓길에 핀 칸나 꽃 잎만이
각혈을 토하며 나를 위로해 
아스팔트 공기는 이제 겨울
아스라진 생명의 모습은 겨우
아이스크림 하나
남이 먹다버린것 때문에
너무 이른나이때
벌써 잃은 나이테
(나 이제 어떻게 해..)

추운 바람이 불어
외로움 만이 내곁으로
다가와 날 더 괴롭히고
아픔만 주고 도망쳐 버려
기다림의 끝이 있긴 있을까
버려진 내 생각을 하기는 할까
난 오늘도 헛된 희망을 품고
죽지 못하지만 살아가지 못해

눈물 흘리지마
언젠가는 꼭 좋은 날이 올꺼야

지평선 너머 어스름
저녁 노을 밀려오는데
바퀴에 튀어 시야를 막고
돌들은 날려오는데
달리는 차들때문에
동생에게 달려가지도 못해
누구하나 봐주지도
와주지도 않는
뼈아픈이거리엔

이맘을 달래주는건
고요 하던 하늘 만이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를 토하더니
또 쏟아내던 비.
순간 길가에 고인
웅덩이에 비친
내 지친 얼굴은 
사실 나는 아주 작은
유기견이였음을..

너무나 과분했었던
행복땜에 받는 벌
짖지말걸
밥달라고조르지말걸
꼬리를많이흔들지말걸
두발로서매달리지말걸
자꾸귀찮게
계속 핥아대지말걸

스스로 흐르는
슬픈 눈물은
깊은 고드름으로
눈가에 내려버린채
닦지도 못해 굳어버렸고
세상은 지나치게커 후회
소릴질러봐도 먹먹하고
아득한 허공에 메아리로
퍼지는 소리 멍멍

시린 바람이 아려
비정하게 펼쳐진 도로 위로
닦지 못해 눈가에 서려
아롱진 눈물을 어찌하려 
아릿한 삶의길 한도 병될라
설움을 달랠곳 하나도 없나 
섧지 않는 노래는커녕
울지도 짖지도 못하는
작은강아지

눈물 흘리지마 
이제 영원히 너를 
지켜 줄꺼야

조금만 기다려
오빠가 따라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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