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신직선 2023.03.15 6
소나기처럼
날 스쳐 지나가는 너

아주 잠깐에도
온통 내 마음 적셔

손등에 빗방울이 맺히면 너도 
내 생각을 해주겠니

소나기처럼
예고도 없이 오는 너

지붕 하나 없는 
거리를 걷다 보면

못생긴 나뭇가지 하나에도
네가 걸려있는데 

아스팔트 위 아지랑이 사라지고
발끝은 온통 축축해져 갈 때쯤에
약속이라도 한 듯 사라지는 구름

급하게 산 우산 끄트머리에도
네가 떠오르는데

사람들은 다시 발걸음을 옮기고
나도 따라 물웅덩이를 피할 때면
거짓말처럼 맑게 피어 오는 냄새

햇살은 숨바꼭질을 막 끝내고
네 얼굴처럼 반가운데

소나기처럼 
날 스쳐 지나가는 너
 
아주 잠깐에도
온통 내 마음 적셔

손등에 빗방울이 맺히면 너도
내 생각을 해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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