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발끝마다 네가 걸려서
난 자꾸 느려져
풀어진 신발 끈 그대로
달 바뀐 하늘을
멍하니 바라봐

느리게 조금 느리게
내게서 멀어질래요
오랜 웃음들
기억할 수 있게

조금만 아주 조금만
붙잡아 여기 둘게요
혹여 이별이 와도
머물다 떠날 수 있게

하루마다 네가 걸려서
또 잠 못 드나 봐
고요히 새벽을 지나도
소란한 기억들
깊은 잔향이

느리게 조금 느리게
내게서 멀어질래요
오랜 웃음들
기억할 수 있게

조금만 아주 조금만
붙잡아 여기 둘게요
혹여 이별이 와도
머물다 떠나게

미안해
결국엔 이 말을 하고 있지만
예뻤어 모든 게
지난 일인 듯 내뱉고 있지만

이대로 잠깐 이대로
서로를 바라볼래요
새로운 웃음들
발견할 수 있게

천천히 다시 천천히
아팠던 바로 여기서
그럴 수만 있다면
다시 써 볼래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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