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迷兒)

박정현 2009.09.11 542
또 다시 그 길을 만났어 
한참을 걸어도 걸어도 
익숙한 거리 추억투성이 
미로 위의 내 산책 

벗어나려 접어든 길에 
기억이 없어서 좋지만 
조금도 못 가 눈앞에 닿는 
너의 손이 이끌었던 그때 그자리 

길을 잃어버린 나 가도가도 끝없는 
날 부르는 목소리 날 향해
뛰던 너의 모습이 살아오는 듯
돌아가야 하는
나 쉬운 길은 없어서 
돌고 돌아가는 길 그 추억
다 피해 이제 다 와가는 듯

나의 집 저 멀리 보여서 
발걸음 재촉하려 하다 
너무 많았던 추억뿐인 곳
날 항상 바래다 주던
이 길뿐인데

우두커니 한참 바라보다가 
어느새 길 한 가득 니 모습들
그 속을 지나려 내딛는 한걸음 
천천히 두 눈을 감고서
길은 어디에

길을 잃어버린 나 가도가도 끝없는 
날 부르는 목소리 날 향해 뛰던 
너의 모습이 살아오는 듯
돌아가야 하는 나 쉬운 길은 없어서 
돌고 돌아가는 길 그 추억
다 피해 이제 도착한 듯해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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