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소소주담

달밤 (Moony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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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한곳은
거, 달 떠올라오는 풍경이
예사롭지 않아 보름이면
수만 아이들이 깔깔대며 매달려
못 뜨게 하는 것 같고
그래도 빙긋이 웃으며
뜨는 것 같고
내가 사랑한,
아마도 저승까지 갈,
바지와 홑조끼와
스웨터를 골라 사듯
사랑한 그네는 조바심으로
또 서편에서 잡아
끌어당기는 것 같고
근데도 빙긋이
그저 그만그만히
바로 가진 못하여
하늘 정수리를 향하여
떠올라 가는 것 같고......
내가 아는 한곳의 밤은
그러나 오늘은 흐려 달 없겠고
이미 보름도 다 지나
이지러진 채
그네처럼 먼데서나
지나가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혼자가 다시 혼자가 되고
흐린 하늘도 또 흐려서
출가자의 버릇처럼
향(向)도 없이
절이나 해보다가
파(罷)하고는 무릎이나
가슴 쪽에 오그려붙인다